요리사가 너무 많다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렉스 스타우트 지음, 이원열 옮김 / 엘릭시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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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처음 추리소설을 접했을 때는 코난 도일과 애거서 크리스티가 최고인 줄 알았다. 물론 지금도 좋아한다. 점점 범위가 넓어져 앨러리 퀸, 윌리엄 아이리시, 체스터튼 등의 작품도 재미나게 읽었다. 물론 작가 이름을 기억 못해도(분명히 유명한 작가겠지만 내 기억의 한계) 재미있게 읽은 책은 아주 많다. 하지만 어느 순간 서양 추리에 좀 질려서아직도 못 읽어본 책이 많은데 왜 그랬을까일본 추리로 발을 들였다. 일본 추리 소설은 서양 추리와 또 다른 맛이 있다. 어떤 면에서는 좀 더 자극적이라고 할 수도 있고 어떤 면에서는 어둡다고 할 수도 있다. 개인적인 생각일 뿐,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도 많겠지.

옛날과 지금을 비교할 때 독자로서 행복한 점은 작가가 더 다양해지고 읽을 작품이 더 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만난 렉스 스타우트의 요리사가 너무 많다. 일본 추리 소설을 읽다가 가끔 이렇게 서양 추리 소설을 읽으면 또 느낌이 새롭다. 요즘 쓰인 소설이 아닌 예전에 나온 소설을 읽으면 더욱 그렇다. 나도 그 시대로 타임머신 타고 날아간 느낌이 든다.

 

렉스 스타우트의 요리사가 너무 많다는 집 밖으로 나가기 싫어하고 요리를 좋아하는 거구의 탐정 네로 울프15명의 요리사가 5년 마다 모여 요리를 하는 행사에 초청되어 기차를 타고 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기차 내에서부터 등장인물들이 하나둘 소개되고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그것을 무마하려는 듯한 네로 울프의 조수 아치 굿윈의 엉뚱한 상상. 기차는 휴양지에 도착하고 모인 요리사들은 저마다의 솜씨를 뽐낼 요리를 만들 준비에 들어간다. 그리고 네로 울프는 맛있는 요리를 먹을 생각에 즐거워진다. 저녁 만찬은 시작되고 요리 소스를 맞추는 행사를 진행하던 중 나오지 않는 요리에 조바심을 내던 네로 울프는 조리장으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시체를 발견한다. 그곳에 모인 요리사들은 모두 죽은 요리사를 살해할 동기가 있다. 범인은 누구일까, 어떤 트릭을 썼을까, 네로 울프는 과연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오랜만에 고전 추리 소설을 읽었다. 일본 소설만큼 자극적이거나 감동을 주는 면은 없지만 이상하게 만족감이 든다. 딱 그 장르의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이것도 마찬가지였다. 서양 고전 추리는 거의 서론이 길다. 즉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의 서술이 길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시체가 발견되고 경찰이 오고 탐정은 단서를 모은다. 그리고 추리를 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추론을 밝힌다. 요리사가 너무 많다도 같은 형식으로 쓰였다. 이리저리 꼬았다는 느낌도 없어서 복잡하게 생각하며 읽을 필요가 없어서 더 좋았다. 물론 요즘 나오는 추리 소설에 비하면 트릭이 너무 간단하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대가 다르다. 이 책이 나왔을 때는 지금보다 훨씬 단순했을 거로 생각한다. 그때를 생각하며 읽으면 분명 만족하지 않을까.

분명히 같은 장르인데 일본 추리 소설을 읽다 이렇게 간간이 서양 추리 소설을 읽으면 이상하게도 다른 장르를 읽는 느낌이 난다.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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