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생
프레드 울만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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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배신이야.

마지막 한줄이 열일한다고,
마지막 한줄을 읽고나면 눈물이 나고, 그 마지막 한줄이 엄청나다고 했다.
절때 먼저 보지 말라고...

그래서 난, 이 작고! 얇고! 종이는 두껍고! 양장으로 쌓여! 겨우 160쪽이 되는 이 책에 엄청난 기대를 했다.
[한때 흑인이었던 남자의 자서전] 200쪽 남짓에서 오는 감동이 엄청났으니
160쪽에서 오는 기대를 기대했다.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의심했다. 그것때문이다.
어린 유대인에게 나타난 독일 귀족 친구 <로미오와 줄리엣 급으로 결말이 보이는 구성이다>
뭔가 외톨이 느낌이 폴폴나는 마음 여린 한스에게 나타난 고귀하고 귀티가 좔좔 흐르는 친구, 콘라딘 폰 호엔펠스
(콘라딘 폰 호엔펠스) 이 이름에 이미 귀족이라는 것이 담겨있고, 이 성이 얼마나 우월한 존재인지 알려준다.

서로 우정을 쌓아가지만
한스의 아버지는 한스의 친구에게 깍듯한 귀족대접을 하고
귀족친구의 어머니는 유대인을 경멸하는데.... <역시 결말이 보이는 구성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가지 않고 미국으로 간 한스는 <우와 대박반전>
마지막 한줄, 친구의 이름을 통해 친구의 흔적을 찾는데.......



우와. 난 더 한것을 상상했나?
이 마지막 한줄을 읽고... 그래서? 그게 왜? 라는 마음이 들었다. <끙! 무한 삐딱>
이루어 질수 없는 유대인과 독일인의 우정을 감동절절하게 만나고 싶다면
영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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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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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 가져다 주는 위로는 역시, 엄청 컸다.

 

난 보노보노처럼 사는 것일까? 작가님 처럼 사는 것일까? 그냥 나대로 사는 것일까?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참 많이 공감하고, 그래서 더 좋고, 그래서 더 푸근하고 위로받고 감사했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가 참 다행이이었다.

 

보노보노 : 되고 싶은게 있다는 건 안 좋은 거야?

너부리 : 당연하지. 되고 싶은게 있다는 건 지금의 자신이 싫다는 거잖아.

 

뭔가 뒤통수를 엄청 맞은 기분이었다.

어찌보면 그런 뜻이 맞다. 물론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난 꿈 많고 욕심 많은 이기주의자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나를 미워하며 살았던 것이다. 지금의 나를.

물론, 아니다! 그렇지 않다! (나의 억지일지도 모르지만 ㅋㅋㅋㅋ)

지금의 내가 싫지 않고, 그냥 좀 더 많이 뭐 암튼 그렇다.

 

 

#성격이 팔자다

말은 정답이다.

쓸고 딱고 치우고 더러운거 못 보는 성격의 엄마는 늘 피곤하다.

매사 강건너 불구경인 내 성격은 뭐, 살기 편하다.

이랬다 저랬다, 왔다리 갔다리 하는 우리 아빠 성격은, 남들을 피곤하게 한다. (위너?)

작가님도 살짝 소심하신 덕분에 <보노보노>에게 위로받고, 다행히 이런 책을 써주셨다. 감사합니다.

 

 

 

나는 관계를 맺을 때 속도 조절을 잘 못한다.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가려고 노력하기보다 이 뜨거운 감정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지에만 전념한다.

내 마음을 상대에게 마구 쏟아부으면서 우리 앞에는 싱싱한 꽃길만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운이 좋으면 상대가 그 감정을 받아들이지만 대부분은 부담스러워서 뒷걸음질 친다.

그렇게 상대가 조금이라도 거리를 두려고 하면 금세 절망한다.

'내가 사랑하는 만큼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 '애초부터 우리는 잘못된 만남이었을지 몰라'라는 생각에 휩싸여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한다.

헐. 대박. 작가님. 이러게 있음?

내 일기인줄 알았네... 내 이야기인줄 알았네... 오메...

그래서 작가님과 나의 결론은 "연애를 쉬기로 했습니다" 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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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이 머무는 공간으로의 여행
윤정인 지음, 이부록 그림 / 알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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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너무 반가운 책을 만났다.

책을 사랑하는 독자가, 책을 만나서 읽고 있는데,

이 책은, 또 작가가 책을 사랑해서 책들이 머무는 공간으로 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다.

또한 나는 기차를 타고 다른곳으로 여행을 가고 있었고, 날씨는 오랜만에 무척이나 맑은 어느 봄날.

티끌하나 문제없이 완벽했다.

 

책이 좋아 책을 찾아 나선 작가는 특색있는 서점을 먼저 찾는다.

<아벨서점, 헬로 인디북스, 책방 이음, 땡스북스, 인디도서원,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진주문고, 헌책방 고구마, 최인아 책방>

독립출판 개념의 도서를 팔거나, 어떤 테마를 정해서 책을 팔거나

서점에 일하는 직원들이 읽고 간단하게 평을 남겨 놓는다던지, 주인이 다 읽은 책만 판다던지! 뭐 그런 특징이 있는 서점들이었다.

읽고 든 생각은? 가보자!

 

그리고 문학도서 전문매장, 잡지전문 매장, 추리소설 전문매장, 사진집 전문매장과 같이

어떤 한 장르에 대한 전문매장들이 소개되었는데

역시 부산에 있는 <추리문학관>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추리소설매니아니까!

 

그리고 남산도서관을 비롯해 세종도서관까지 그저 파묻혀서 살고싶은 곳들이 소개되었다.

역시 도서관 근처, 특히 이런 도서관 근처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600미터 떨어진 곳에 그래도 나름 좋은 도서관이 있다는데에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사람 욕심은 끝이 없다.

 

그리고 멋진 책마을!!!!

나 역시 작가님처럼 책들이 머무는 이 공간으로... 여행을 떠나야겠다 생각했다!

 

 

지난주 파주 출판단지를 다녀왔다.

지혜의 숲에 가서 구분도 없이 그 어떤 정리도 없이 막 꽂혀있는 수만권의 책을 보는데...

마음이 막 조급해져왔다. 다 읽고 싶고, 뭐부터 읽어야 할지 모르겠고... 그런데 행복했다.

 

이 책을 펴낸 알마출판사에서 먼저 발간했던 [당신에게 말을 건다]에서 소개된 <속초 동아서점>도 가보고 싶은데

알마에서 이런 책들을 많이 편찬해줘서 고맙고 푸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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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반디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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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었다.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었다.

지금, 아직도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였다.

 

언제나 "핵"이라는 것을 내세워 세계를 쥐락펴락 하는 나라가 있다.

우스게 소리로 외교 참 잘한다고 한다. 평양은 서울과 같이 화려하고, 시민들은 휴대폰을 하며 거리를 걷는다.

하지만 시골은 에디오피아처럼 굶어죽어가는 아이들이 지천이고

수용소에는 누가 왜 얼만큼 갖혀있는지도 모르는 그런 곳이 북한이다.

 

얼마전 김정남이 죽었다.

'스탠딩오더'라고 끝이 날때까지 10년이고 20년이고 미션이 진행되는 명령이라고

그 명령을 동생이 형을 향해 내린 나라다.

 

난 통일, 원치않는다. 물론 전재없이 우리가 다 먹는다 해도 싫다.

서독도 동독과 합쳐진 후, 참 어렵게 재건했다. 우린 더 오랜세월 갈라져 살았기에 더 오랜세월 힘들고 더 많이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

 

 

 

책 속, [지척만리]라는 단편 이야기는 속에서 천불이 난다.

강제징용이라는 설움을 우리 조상들은 충분히 겪었는데,

일본에 탄압받으며 그 모진 세월을 다른나라에 의해 겪었는데

이건 차원이 다르다.

말이 잘 통하는 동족에게 강제징용이라는 업을 받고 있다. 왜? 무엇때문에? 어째서?

 

어머니가 편찮으신데 고작 전보가 다다. 이 전보라도 감사해야하나, 하는 헛웃음이 났다.

통행증을 확인한다.

표가 없이 기차에 타는 무임승차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간단하게, 내가 부모님이 편찮으시어 집에 내려가려는데 팀장이 결제를 안해줘서 못 내려가는 꼴이다.

(아마 그렇다면, 난 팀장 멱살 잡을 듯)

그런 허가증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간단하게 일개 팀장이 아닌 국가의 결재가 있어야 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웃음이 계속 난다.

일단 이해가 안간다. 왜 이러는지 왜 이러고 사는지 왜 이래야 하는지 왜!

세뇌가 되어 아무렇지 않는다고 해도, 작가 반디와 같이 뭔가 이상함을 느낄텐데...

[유령의 도시]에서 사십오 분 안에 도시에 널려 있던 100만의 군중이 광장에 모여드는데...

책 속 화자가 웃는다. 아놔 같이 웃었다. 정말 어이가 없다.

 

 

진짜 상상하던 이야기가 눈앞에 펼쳐졌고, 정말 처절한 삶들을 살고 있었다.

일제강점기때의 이야기를 보는 듯 참혹했고, 안타까웠는데 아직도 이런 생활을 한다는게 화가 났다.

 

작가 반디의 다음이야기, 그 원고는 또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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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문장들
조안나 지음 / 지금이책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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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나작가님의 신작이 나왔다.

제목을 또 어찌 이리 심쿵!하게 뽑으셨는지... [월요일의 문장들]이 뭐야~ 감동적이게~

 

 

[달빛책방]을 보고.. 그 책 한권에 팬이 되어버렸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독서에세이였다. 역시 제목이 기가차는데..

'달빛'의 은은함이 느껴지고, '책'이라면 그저 좋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책이다.

블로그에 하나둘씩 써내려간 글을 읽을때와는 또 다른 종이책의 매력..

한장한장 넘기는게 아쉽기만 한 작고 예쁜 책이었다.

 

 

20대가 아닌 30대라 좀 더 편하다는 작가님의 말.과

책속의 작가와 비슷하면 더욱 더 공감이 가서 좋아진다는 작가님의 말.에, 나야 말로 공감했다.

아~ 나랑 비슷하게 태어나서, 나이먹어가며, 비슷한 생각을 하는 작가님이 지구반대편에 살고 있구나~

내가 그 작가님을 이래서 좋아하는 구나~ 라는 생각에, 피곤에 찌든 목요일임에도 그저 좋았다.

나도 본 책을 작가님이 소개해주니, 반가워서 좋았고,

내가 별로 였던 책을 작가님이 소개해주니, 괜스레 그 책이 다시 궁금해졌다.

내가 모르는 책을 작가님이 소개해주니, 또 다른 관심이 생기고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보다 젊은 나는 앞으로 절대 없다. 이 사실에 슬퍼하지 않으려면, 하루를 살아도 제대로 살아야 한다.

제대로 자고, 제대로 차려먹고, 제대로 대접받고, 제대로 항의하고, 제대로 인사하고, 제대로 읽어야 한다.

남과 비교해서 나를 비웃고 혹은 나와 비교해서 남을 비웃고, 좋은 문장을 칭찬하기보다 잘못된 문장만을 나무랄 때

나이는 서서히 발효되지 못하고 매일 조금씩 상하게 된다.

20대보다 30대인 지금이 좋은 이유는 하루하루 배울 것이 늘어가고, 보고 듣고 읽고 싶은 것이 쌓여서 더는 지루할 틈이 없어서다.

 

이 글이, 정말 이 책의 핵심인 것 같다.

 

매주 월요일, 지옥철을 타고 멀디 먼 파주까지 출퇴근을 하며 삶에 치어살던 작가님이

지금은 남편을 따라서 미국에서 머무르며, 그래도 꾸준히 사진찍고 글 쓰고 글 읽고를 하고 있는데...

그 치열했던 작가님의 삶에 대한 보상같기도 하고 (물론 매우 부럽답) 그래서 다행히 그 글을 통해 나도 보상받는것 같고...

몽골몽골하고 따숩따숩한, 봄비같기도 한 책이었다.

 

제목이 '모든 요일의 문장들'인 이유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마지막 책이 [모든 요일의 기록]인데,

작가님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이 책이 너무나도 좋아서..... 내가 좋았던 만큼 작가님도 좋았던 듯 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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