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M의 이야기 -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을 찾아서
황명호 지음 / 호밀밭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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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도표나 그림 등이 나올 때가 더러 있다. 독자 입장에서 이러한 것을 보게되면 책의 전체적인 윤곽을 손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델(표나 그림 등)을 만든 저자의 노고는 아주 크다. 이는 직접 해본 사람만이 안다. 독자 입장에선 간결하게 보일 지 몰라도 저자 입장에서는 아주 큰 공을 들인 작업이기 때문이다. 황명호 교수의 책을 읽으면서 그 내용을 표로 만들어 보았다. 저자가 이미 책 내용에 밝혀둔 것이기 때문에 나의 표는 이름 그대로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 이 표를 중심으로 독후감을 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다음과 같다. 코끼리 M, 달팽이 S, 여우 F, 토끼 R, 그리고 나비 B가 그들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나선 코끼리 M을 중심으로 여타 등장인물들이 황금나선을 그린다. 코끼리 M은 자신의 이름에 대해 불만이 많다. 사람들이 자신을 Mistery라 부르기보다 Magic으로 불러주길 바란다. 그가 생각하기에 Mystery는 ‘사람들이 마음대로 지어준 이름’이고, Magic은 ‘자신의 능력을 펼치는 이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불만은 조만간 해소된다. 노자 제1장의 다음과 같은 말과 일치한다.(『무위당 장일순의 노자 이야기』, 19쪽.)


“이름을 붙이면 이름이 곧 이름의 주인은 아니다.(...) 그러므로 언제나 보고자 하는 마음 없이 보면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보면 껍데기 현상을 본다. 이 둘은 같은 것인데 겉으로 나타나매 이름을 달리한다.”


코끼리 M은 말뚝에 묶인 밧줄을 끊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선다. 그간 한 번도 생각지 못했던 감행이었다. 어느 글에선가 테리 이글턴은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조련사와 관중, 그리고 호랑이 중에서 누가 가장 힘이 센가...” 위의 표와 같이 코끼리 M은 달팽이 S, 여우 F, 토끼 R, 그리고 나비 B를 만나면서 시-공을 아우르는 삶의 지혜, 즉 자신의 정체성을 세우게 된다. ‘주체성’을 뜻하는 영어 단어는 ‘서브젝트’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이 단어는 이중적인 내용을 지니고 있다. 소문자 subjet와 대문자 Subject가 그것이다. 소문자 서브젝트는 ‘(나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주체다. 상대방의 호명(interpellation)에 성찰 없이 대답하는 존재다. 그러나 대문자 서브젝트는 자신이 중심이다. 저자는 대문자 서브젝트의 정립을 위해서는 시간 관리가 중요함을 강조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시간은 크게 두 가지다.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가 그것이다. 크로노스는 양적이고 균질한 시간을 말한다. 그리고 수동적이고 무의미한 시간을 뜻하기도 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크로노스가 왜 큰 낫을 들고 다니는지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반면 카이로스는 질적이고 특별한 시간을 말한다. 타인의 시간과 구별되고 자신만의 의미를 지닌 시간을 말한다. ’먼 길을 빠른 시간 안에 갈 수 있는 방법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면 된다.‘라는 말 속에 담긴 시간이 카이로스의 시간이다. 그러나 이 책에는 없는 또 다른 시간이 있다. ’아이온(aion)‘의 시간이다. 시작도 끝도 없는 무한하고 신성하고 영원한 시간. 즉 신의 시간이다.(우동준(2021), 『내 얼굴에 아버지가 있다: 서른 즈음에 만난 서른 명의 아버지』, 호밀밭에서 재인용) 저자는 이러한 시간을 기계적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수동적인 시간을 능동적인 것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지표들을 제시한다. 즉 나로 돌아가기(Being), 마음으로 보기(Seeing), 행동으로 하나 되기(Doing), 루틴으로 돌아가기(Routinization), 그리고 전환하며 성장하기(Transforming)가 그것이다. 이 요소들은 상호작용한다. 그리고 만물의 본질인 황금나선으로 만난다.(표를 참조할 것)


그리고, 코끼리 M에게는 황금 나침판이 되어준다. 하나하나의 과정은 아름다운 우화(fairly tales)다. 직접 읽어보면 글맛을 잘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에는 ‘물리학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개념들이 재미있게 등장한다. 끈 이론, 입자와 파동, 불확정성의 원리, 그리고 슈뢰딩거의 고양이에 해당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흰 토끼 R 등이 그것이다. 물리학 개념의 비유가 참 적절함을 알 수 있다.


황 교수의 전공은 경영학인데, 이 책은 ‘마음의 경영학’이다.


글쓴이: 창원대학교 이성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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