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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평점 :
어느 유명한 스포츠신문사의 광고사업부에서 일하고 있는 "나"는 결혼 적령기로서는 나이가 많은 여성이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나"가 겨우 찾아낸 직장은 노동환경이 상당히 열악한데 광고거래가 주로 단란주점에서 접대하는 일이 많아 자신도 모르게 성희롱에 시달리는 나날을 보내며 항상 옥상에서 뛰어 싶다고 생각에 이르게 된다. 그러다가 회사 선배들이 줄줄이 결혼하는걸 보다 참지 못하게 되자 어떻게하면 결혼할 수 있는지 직접 선배들한테 그 비결를 알려달라고 한다.
"규중조녀비서"라는 책을 알려주는데 왠지 사이비 냄새가 짙은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주인공은 그 책의 주술에 필요한 것을 어렵사리 모아 어느 일요일 밤에 회사 옥상에서 자신의 미래의 남편을 나오게 하는 주문을 외우게 된다. 그러나 "나"의 요망에 의해 나타난 것은 정체를 알수 없는 이상한 존재였고, 처음에 x망이라는 아리쏭한 말을 내뱉게된다. 알고보니 "나"가 주문을 외울때 회사에 대한 자신의 원망이 지구를 멸망시키는 마왕을 소환시켜버린것이다. 결국 후회하게 된 "나"는 책임감을 가지고 집으로 데려오게 되는데.. 여기서 "나"의 이상한 부부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이번에 읽었던 "옥상에서 만나요" 일단 설정부터 독특해서 한번 빠지게 되면 끝까지 읽지않고는 못베기게끔 만들게 한다. 한국소설에 이런 기똥차고 획기적인 판타지 요소를 가미한 책은 실로 오랜만에 읽어보는 것 같다. 익숙하지 않는 사람에서 보면 약간 읽기 어려운 감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군데군데 요괴대백과에서 나올법한 단어의 선택을 보는 재미가 종종 있으며 어렵사리 주술을 준비하는 과정도 재치있으면서도 재밌다. 그러나 "나"의 회사생활에서 사회에서 여성이 설 위치가 여전히 좁다는 걸 여실하게 보여주는것 같다. 한편으로 이런 어려운 사회현실을 그려내면서도 판타지 속에 현실을 살짝 내민게 우리의 작은 희망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보여주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