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km - 열입곱 살 미치루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다
가타카와 요코 지음, 홍성민 옮김 / 작은씨앗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100km]을 읽고

이 책을 읽다 보니 군 훈련소에 들어가서 훈련소 마지막 주에 있었던 장거리 행군이 기억난다. 20kg정도의 완전군장을 하고 주, 야간으로 60km정도를 행군했던 것으로 생각 되는데, 처음 행군을 시작했을 즈음에는 약간의 흥분과 더불어 어깨를 파고드는 군장의 무게도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몸과 마음이 함께 지쳐가고 야간행군시에는 거의 유체이탈을 경험 할 정도로 몸이 말을 듣지 않고 정신이 지배하는 단계까지 가보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 이 장거리 행군이다.

그런데 비록 걷기 대회지만 100km 거리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것도 17세의 어린소녀가 동반도 없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 가며 걸어가는 이야기라니 처음에는 정말일까 싶은 이야기 이기도 했다.

저자인 가타카와 유코의 자전적인 소설이기도 한 <100km> 17세소녀 미치루의 이야기로 그 또래 아이들의 감수성과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칫 좌절 하거나 무기력하게 살 수 있는 모두에게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함께 전해주는 마음 따뜻한 감동의 작은 소설이다.

외삼촌의 뜬금없는 100km걷기 대회 참가권유에 이걸 왜 하는데하는 생각이 미치루가 가진 생각의 시작이었지만 어느덧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참여를 하게 된다. 하지만 이 100km의 걷기에서 미치루가 자신의 아픔을 토해내고 가족의 행복을 다시 찾게 되는 계기가 될 줄이야 미치루도 그때는 몰랐다.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사춘기 초입을 시작하는 미치루의 얘기기도 하지만 작던 크던 자신의 환경이 불만스럽고 혹은 불우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작으나마 위로가 되는 책이라는 데 동의 하고 싶다. 사실 이 책은 나보다는 우리 아이를 위해 선정한 책이기도 한데 요즘 아이들이 조금만 자신에게 불편한 환경이 되어도 불평을 쉽게 하고 자신의 확신이 부족하다 보니, 눈앞에 곧 펼쳐질 자신의 미래 조차도 불안해하고 힘들어 하는데서 미치루의 이야기를 꼭 들려주고 싶었다.

비록 시작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지만 미치루가 걷는 길에는 그 또래 소녀의 억지 같은 오기도 한 몫 하면서 결국은 자신의 불만과 환경의 불평까지 쏟아내게 된다. 하지만 그 길에서 만난 다른 이들의 희생과 위로 속에서 자신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고 잊고 있던 감사를 찾게 된다. 그리고 이제껏 외롭다고 느꼈던 모든 시간 속에서 결코 자신이 혼자 있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람은 어려움을 많이 겪을수록 깨달음이 많아진다.”는 본문의 말은 지금의 우리아이에게 들려 주고 싶은 말이다. 미치루도 교통사고를 당한 엄마를 불평만 했지 자신의 무기력한 생활을 결코 반성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너무 쉽게만 살려고 했던 자신, 그리고 모든 것이 불안 했던 자신을 되 돌아 보고 그런 불안함을 괜히 다른 대로 돌리기만 했던 어리석음을, 한발 한발 자신의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어가며 알게 된다.

그리고 생각 해보게 된다. 만약 우리아이에게 지금 만약 이런 미치루의 경험을 시킨다면 할까? 아마 십분의 일이라도 할수 있을까? 의문스럽지만 일단은 이 책을 권해 볼 생각이다. 그리고 내일이라도 그 동안 못했던 등산을 같이 손잡고 근교라도 해 볼 생각이다.

나 또한 반성을 해보게 된다. 시대가 자신을 나약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이 시대에 굴복해 나약해 진 것이 아닌지, 미치루를 도와 같이 걷던 무나카타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면 결코 지금에 불평불만은 다른 사람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서 오는 감사없는 삶의 한 모습이 아닌가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해보지도 않고 주저 앉으려 했던 자신도 반성을 하게 된다.

미치루가 보여 준 한발 한발의 걸음이 비록 작은 걸음걸음이지만 그간 잊고 있었던 삶을 돌아 보게 만드는 걸음걸음이 되었다. 그리고 돌아보니 생각보다 그 동안 참 많이 걸어온 자신의 발자취를 보게 된다.

삶은 아직 멈춰지지 않았고 아직도 걸어 갈 길이 많이 남아있다. 미치루가 하나의 이정표를 찾아 도착 할 때마다 거기서 포기 했다면 얻는 것은 아마 거기서 멈췄을 것이다. 우리의 삶도 아직 이정표를 찾아 떠날 포인트가 남아 있다. 이제 미치루가 찾은 자신처럼 다시 그 길을 걸어가야 할때 라 생각 해본다. 그리고 걸어 갈 것이다. 도착 할 날을 위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