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tiv Failure..
이 책의 부제가 참 멋지다..
우리가 사는 곳에서는 환상적인 실패는 상상하기 어렵다. 결과보다 과정이라는 말로 포장을 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속에서는
실패의 참담함이 더 크기 때문이다.
사실 이미 충분히 인생을 살아낸 성인들에게, 이 시기의 실패는 인생을 뒤바꿀만큼 뼈져린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기에 Fantastic 한
Failure은 쉽지가 않을 것이다. 하지만 10대인 우리 아이들에 그러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을 움직여
온 수많은 이들의 실패가 지금 이 멋진 시대를 살게 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으므로...
[십대를 위한 실패수업- 과학, 문화, 예술편]은 과학자를 꿈꾸는 아들이 먼저 읽은 책이다. 내 아이의 주된 관심 분야가 이 세
분야이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 10대를 위한 실패수업이라는 제목에 큰 관심이 갔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아이와 내가 가장 재밌게 읽은 실패자(?)는 제임스 다이슨이었다. 가정 주부로서 날개 없는 선풍기나 봉투없이 진공 청소기는
가히 혁명에 가까웠기 때문에 더 반가웠다. 아들은 다이슨이 비록 평범하고, 불행하기까지 한 사람이었음에도 이룰 수 없어 보이는 꿈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루어 낸 것이 감동적이었다고 하였다. 실제로 그가 진공청소기를 만들기까지 초기 5년 동안에 약 5천개의 시제품을 만들었다고 하니
진정한 뚝심을 가진 의지의 사나이이면서 대단한 아이디어의 소유자이다.
특히 아이디어 전문 분야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기술 중 하나가 "앙꼬 없는 찐빵"으로 비유되는 "핵심 제거 기법"이다. 핵심
제거란 어떤 상품이나 물건에서 꼭 필요한 부분을 더하거나 확장시키는 것이 아닌, 정반대의 아이디어 기법으로, 그 상품과 물건의 상징이 되는 핵심
부분을 없애 버림으로서, 전혀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다.
날개 없는 선풍기를 누가 상상이나 해 보았겠는가?
다이슨의 "날개 없는 선풍기"는 바로 선풍기를 이루는 주요 핵심 부분인 "날개"를 없애버림으로서 다이슨만의 선풍기를 창조해 낸 아이디어
핵심제거 기법의 가장 놀라운 결과라고 생각한다.
실패란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고 무너지게 할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결국 더 단단하게 또 튼튼하게 해 주는 고마운 선물이고 꼭 필요한
과정일 것이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10대들이 참 부럽다. 많이 실패하면서 그만큼 많이 성공해 낼 기회가 여전히 많으니까 말이다.
분명 실패는 10대들을 성장시키는 아름다운 수업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