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품격 - 지성인을 위한 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공부의 기술
나단 지음 / 리텍콘텐츠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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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품격이란 책을 만났다. 나는 약 17년을 공부 관련 일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정복하지 못했기에 이 책이 더 궁금했던 것 같다. 최근 독서법이나 공부법이 유행하기에 이 책도 그런 공부비법을 알려줄 거라 여겼다. 하지만 접근이 사뭇 달랐다.

흔히 공부라고 하면 학업을 위한 공부를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공부의 품격은 단순한 학업 공부법을 논하지 않는다. 인간관계, 돈과 시간, 몸과 마음, 외국어 공부, 취미 공부 등 살면서 꼭 필요한 즐거운 자기계발 공부를 당부한다.



돌이켜보면 학창 시절에 나는 너무도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타고난 독서광 기질에 좋아하는 무언가에 꽂히면 빠지는 오타쿠 기질이 넘치는데다 도무지 책상 앞에 버티고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부끄럽게도 시험기간 동안 제대로 공부를 한 적이 없었다. 순간 암기력과 독서로 다져진 배경지식을 더해 시험을 쳤던 것 같다. 그래도 성적은 상위권이었다. 하지만 결국 원하는 대학으로는 진학을 못하였다. 그래도 아쉽지 않았고 크게 그것이 내 인생에서 전혀 걸림돌이 되지도 않았다. 그 때도 몰랐다.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잘못(?)이 두고 두고 나를 괴롭힐 줄은 말이다.

공부에 대한 갈망은 늦게 찾아왔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자꾸만 공부가 아쉬웠다. 내가 훌륭한 엄마가 되고 싶은 욕심이 과해서였을까?

아이가 영어를 배울 때면 유창한 영어능력을 가진 사람이 부러웠고, 수학을 배울 때면 수포자였던 내 과거가 너무 후회되었다. 부족한 엄마라 내 아이들이 누려할 것들이 줄어든 것 같아 견딜 수 없었다. 내가 만약 학창시절에 공부를 해보기라도 했다면 이렇게 아쉽고 후회가 되지 않았을 터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아쉬운 공부는 그저 학업적인 공부나 성취에 국한되어 있었다.

그런데 [공부의 품격]에서는 말한다. 공부는 그게 전부가 아니라고 말이다. 대신 인생을 풍요롭게 할 공부를 찾아 즐기라고 한다. 절대 독하게 공부하지 말고, 너무 강한 신념이 오히려 해로우며, 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공부를 하라고 한다.

이것은 내가 가진 공부의 공식을 모두 깨는 말이었기에 너무 신선하였다.

만약 다시 학생이 된다면 나는 공부 시간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또 세워놓은 공부계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그리고 중요하고 큰 공부들로만 꽉꽉 채웠을 터였기에 말이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고개가 끄덕여진다. 공부라는 것은 사실 힘들고 지치는 일이다. 너무 자신을 학업에 옭아매면 지치고 싫어하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정말 소중한 다른 공부를 할 기회를 잃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평생 공부를 하며 살아야 할 우리에게 이러한 방법은 득보다 실이 크기에 즐길 수 있는 공부를 찾아야 한다. 또 지나치게 강한 신념은 나르시시즘 즉 자기애를 낳는다고 한다. 세상을 자기 중심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객관화 된 나를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래서 성현의 지혜를 통해 나를 되돌아볼수 있는 독서와 글쓰기는 가장 좋은 공부법인 것이다.

또한 외국어 공부법에서 저자의 철학에 크게 동감한다. 사실 나도 영어와 중국어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어서 외국어공부 과정에 대한 어려움과 그 성취의 기쁨을 모두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외국어는 취업에 유리한 한 줄짜리 스펙에 지나지 않는 경향이 크다. 특히 영어는 어학이 아니라 교과의 한 과목이나 취업을 위한 스펙이 된지 오래이다.

살아있는 언어는 반드시 그 문화를 배경으로 생겨났기에 시험에 나오는 표현들만 익힌다면 반쪽짜리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교과목으로서, 스펙으로서의 점수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그때는 그렇게 공부하는 게 맞다. 하지만 외국어로서의 언어는 접근법이 달라야한다.

저자는 처음에 이렇게 말했다.

“공부에 Why를 더할 때 비로소 공부의 격이 생긴다.”고 ..

어떤 공부에서도 당연한 말이겠지만, 특히 외국어를 공부할 때 특히 더 그러하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이 살아 있는 언어를 위한 공부인지 스펙을 위한 점수인지를 제대로 알고 외국어공부에 접근해보면 좋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공부에 대한 좁은 나의 견해를 돌아보고, 학업만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내 삶을 품격있게 채워 줄 소중한 여러 공부를 알게 되어 기쁘다. 앞으로도 품격 있게 내 삶을 제대로 공부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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