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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두 얼굴, 사이코패스 (검정색 표지) - 내 안의 광기가 때로는 인생에 도움이 된다
케빈 더튼 지음, 차백만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일부 사이코패스 성향은 이른바 '정신병을 앓고 있는' 정신 질환자나 수감자보다는 기업의 고위 관리자들에서 더 많이 나타났다. 다시 말해 고위 관리자들은 매력적인 외양, 자기중심성, 뛰어난 설득력, 공감 능력 부재, 독립성, 높은 집중력과 같은 요소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에 정신 질환자와 수감자 집단은 사이코패스의 '반사회적' 성향, 즉 위법 성향, 물리적 공격 성향, 순간적인 충동 등에서 고위 관리자들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사회적인 사이코패스와 반사회적인 사이코패스를 결정짓는 것은 단순히 이런저런 사이코패스 성향을 지니고 있는지가 아닌 사이코패스 성향의 정도, 그리고 이런 성향들이 어떤 식으로 혼합되어 있는지의 여부다. (47-48쪽)
사회심리학자인 케빈 더튼의 저서 <천재의 두 얼굴, 사이코패스>는 사이코패스에 대해,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이코패스적 성향이 내재된 인간에 대해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저자는 현재 수감 중인 사이코패스들과 전문분야 그중에서도 특히 성공한 전문가들과 인터뷰하고 이를 사회심리학과 뇌과학을 통해 연구, 분석하여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사이코패스 성향이 나타남음을 밝히고 있다.
사이코패스와 외과의와 폭탄해체 전문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사람을 무참히 살해하는 사이코패스는 살인의 순간 여타의 살인범들과는 다르게 분노도 흥분도 하지 않는다. 스스로 우월감을 느끼며 침착하고 냉정하며 동시에 정확하고 확고하게 살인을 저지른다. 그렇다면 외과의는 어떨까. 뇌에 자리한 거대한 종양을 눈앞에 두고 떨리기는커녕 오히려 정신이 맑아지고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의식의 고취 상태를 경험한다. 폭탄해체 전문가들은 당장 몇 초 후면 터질지도 모를 폭탄 앞에서 오히려 평상시보다 심장박동수가 떨어지고 완전한 몰입의 상태에서 해체해야 할 폭탄에만 집중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높은 자존감과 고도의 집중력, 강인한 정신력, 평정심, 실행력, 자기 확신 등이다.
저자는 양심의 가책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반사회적 사이코패스’와 각 전문분야에서도 유달리 뛰어난 전문가들을 ‘사회적 사이코패스’ 혹은 ‘기능적 사이코패스’로 분리하여 설명한다. 이들은 서로 공통점이 있고 또한 차이점이 있다. 서로 교집합을 이루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완전히 다른 별개의 집합(무자비한 폭력성, 물리적 공격성, 불성실함 등)을 이루기도 한다. 저자에 따르면 사이코패스라고 해서 모두 연쇄살인범이나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내재된 공통된 사이코패스 성향 곧 뛰어난 설득력, 자존감, 집중력, 정신력, 평정심, 실행력, 자기 확신, 현실 직시, 매력, 냉정함, 열정, 창의성, 초연함 등과 더불어 전문분야에서의 훈련을 통해 의사나 소방관, 폭탄해체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저자가 앞서 당부했듯이 이 연구는 사이코패스를 미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며, 또한 사회에서 크게 성공한 자들을 사이코패스로 폄하하려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 사이코패스 성향이 어떤 식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산되느냐, 어떤 부분이 좀 더 발달되고 부각되느냐, 성향들이 어떻게 조합을 이루느냐, 그 정도의 차가 어떠하냐에 따라 연쇄살인범이 될 수도 오히려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존재가 될 수도, 혹은 성공한 사회인이 될 수도 있음을 다각도의 연구와 많은 사례들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잡설1
사이코패스 성향을 지닌 사람들(아마도 이 부분에서 말하는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란 위정자들, 정치가들, 기업의 CEO를
비롯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을 뜻하는 것이겠지)과 공리주의의 치명적 맹점, 음습한 측면을 연관시키는 부분, 상당히 공감가는 부분이었다.
잡설2
기독교인들을 핍박하고 죽이던 사울과 이후 회심한 사울 즉 바울의 사이코패스 성향에 관한 이야기는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고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