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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육아 - 누구나 하지만 누구도 쉽지 않은
야순님 지음, 서현 그림 / 위고 / 2015년 1월
평점 :

바쁜 시간들이 좀 지나갔다. 큰 아이 졸업/교복맞추는 것들을 후다닥 해치우고
교통사고 이후 다리가 편하지 않아서 많이 다니면 불편해졌다. 그래서 책을 읽는 시간이 좀 된다.
보통의 육아 책을 집어들고 읽다가 눈물이 왈칵 나와 덮어두고 한동안 읽지 않았던 책이다.
요즘은 왜 이리 왈칵 왈칵 눈물이 솟는지 모르겠다. 갱년기가 다가와서 그러나~

구정물 가득한 감정의 하수구에서 아예 살게 했던 큰 아이의 어린 시절이 있다.
아이를 누구보다 잘 키울 거라 믿었던 나인데~
큰 아이는 아예 구정물 가득한 감정의 하수구 바닥에서 올라오지도 못하게 하던 내 모습이 보여
눈물이 왈칵... 그리고 책을 덮고 한 동안 펴질 않았다. 인정해야지만 바로 볼 줄 알고 고쳐나갈 줄 알기에
나 많이 고쳤다고 생각했는데 그 감정의 하수구란 말이 나를 이렇게 맘아프게 하는 말이 될 줄이야~
지금 사는 집은 7년 째...이고
앞에 살던 집은 8년을 살았다.그 앞 집은 신혼 2년을 살았었고,
큰 아이 신혼집에서 태어나 2번째 집에서 초등 3학년까지 살았었다. 작은 아이는 두번째 살던 집에서 태어나 6살 때까지 살았던~
남편이 퇴근을 해서 골목 끝에 오면 내 목소리가.. 거기까지 들린다며 창피하다고 이사가자고 했었던 그 때
"난 변하지 않을 거니까 한군데서 창피하고 말아~"당당히 외치며 이리저리 소리지르던 아들 둘 둔 나..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사춘기들어온 큰 아들과 소리지르며 싸우다 뒷집 할머니에게
시끄럽다고 퉁맞은 이후..나는 소리지를 타이밍에 한박자 쉬면서 온 집안 문을 닫고 소릴 질러댔다.
그 문닫는 시간을 가진 것이 유효했던 듯 콧구멍벌름거리며 한템포 쉬던 그 타임에 나는 감정이
가라앉았고 그 이후 싸움이 차츰 줄어 갔다.
그저 순종하던 큰 아이는 사춘기를 맞으며 같이 소리질러대고 대들고 그러면서 나름 스트레스?
감정의 쌓임을 해소했던 듯하다.
그러면서 큰 아이와 깊은 유대감을 맺어가기 시작했다.
자는 아이들을 들여다 보며 사랑해..하고 안아주는 시간을 가졌던 그 때~
작은 아이에게 먼저가는 손길과 감정을 애써 다 잡고 큰 아이먼저 언아주었던 그 때
야순님과 비슷한 감정의 끈이 내게도 있었다.
시댁에서 낳은 큰 아이는 산후조리기간 21일 동안 내 품에서 재우지 못했다.
산후조리해아 한다며 그 더운 여름날
내가 지내던 방은 보일러가 빵빵하게 돌아가고 있었고, 아기 땀띠난다..하시며 시부모님 방에서 아기를
당신들이 데리고 주무셨다. 첫 손주인지라 너무나 사랑해주시는 건 고마웠으나
산후조리 끝나고 올라와도 매일 아기의 발전?을 전화로 보고해야 했던 그 시절..
감정의 골을 아이에게 풀었던 나를 인정한다.시아버님의 직업이 교사인지라 여름/겨울방학 때는
일주일씩 머무르시며 아이를 데리고..주무시던 그 때..
지금도 아이들은 할머니가 오시면 같이 자는 걸 당연한 걸로 생각한다.
서평을 써야 하는데.. 보통의 육아 이야기에 내 감정을 같이 담아내어 길어졌다.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는 것도 둘째 낳고 가능해졌고..
첫째에겐 그러지 못해 또 울컥..
왜 나를 이리 울리는 책인 지 원~
내 감정의 찌꺼기를 오롯이 다 받아냈던 큰 아이이다.
지금도 습관을 버리지 못해 큰 아이에겐 버럭~ 소리가 먼저 나갈 때
남편이 머라 그런다. 큰 애 한테 왜 그러냐고..
그러지 말라고~
이런 엄마인데도 큰 아이는 여전히 날 사랑해 준다.참 고맙고 미안하다.
그래서 남같지 않은 내 이야기인 것만 같다.

그러면서도 큰 아이에게는 6년 동안 에듀컨설턴트를 자처했다.매주 계획표 써가며
체크해갔던 큰 아이의 초등 6년..7살 어문회 한자 8,7급 8살 어문회 한자 6,5급
11살 수학 kmo 은상, 한국사 5급 합격..
집에서 모든 공부를 다 시켰던 나이다. 심지어 피아노도 집에서 내가 가르치고
맞아가며 음악을 배웠던 큰 아이는 음악이 제일 싫은 과목이 돼 있었다.
아이와 함께 달리며 힘이되어주는 페이스메이커이기만 하자.
작은 아이에겐 그러한 엄마가 되어 있었으나 큰 아이에겐 시행착오?를 넘 오래 한 나이다.
지금은 고1되는 큰 아들 그저 지켜볼 뿐 더 이상의 터치를 할 수가 없다.
이젠 내가 지식이 딸리는 나이가 된 거다.
내가 큰 아이 중1을 지나 중2가 되었을 때 깨닫고 한 발 물러서는 이 태도를..
작가는 훨씬 빨리 깨닫고 가지고 있어 한 편으론 부러웠다. 그 깨달음 뒤의 평온한 시간들이..
나는 왜 늦게 온 건가~ 하며 말이다.

자기가 되고 싶운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배우는 일.
그 기본 이제는 나도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큰 아이에게 꿈을 찾으라고 하고 있는데
그마저도 닥달이 될까봐 뒤돌아 콧구멍 벌름대며 숨고르는 중인데..
작가는~ 정말 부럽게도 일찍 깨달아 가고 있다.
살짝 밉기도 했다..ㅡ..ㅡ

내개 와 준 이 기적의 아이들에게 감사하며 행운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야 겠다는 작가의 말처럼
나는 아이들에게 시간날 때마다 "와 이리 이뿌노?" "벌써 고등학생이가?"하며 사랑한다..를 쉴 새없이 떠들어 댄다.
참 다행이다. 그렇게 감정의 하수구 속에 머물게 했던 나인데도 그저 엄마라고.. 자신의 엄마라고
무한 사랑을 주고 있는 내 아이들이어서~
지금도 뽀뽀하고 껴안고 하는 17살 아들.. 살짝 사춘기 들어와 틱틱거리는 13살 아들..
나를 많이 많이 사랑해주는 아들들이어서 참 다행이다.
글을 쓰면서도 울컥울컥하는데~
보통의 육아~ 남같지 않은 내 이야기를 좌아악 펼쳐보는 것같아..
힐링이 되었다. 감사하다. 이렇게 책을 써 주어서~
도치맘 카페 이벤트에 당첨돼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