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작품을 사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접해 본 적 없다.
그 유명한 노르웨이의 숲도.. 나는 읽지 않았다.
일본작... 오싱 정도?
아님 처녀시절.. 여성잡지를 샀을 때 딸려왔던 젊은 수필집..
(지금은 제목도 기억 안나지만.. 그 때는 그 수필에 동화되어 울기도 하고,, 그랬더랬다)
더 스크랩을 처음에 받아들고 표지가 성의없네... 라는 생각을 언뜻했다.
게다가 한귀퉁이를 뭉텅 잘라낸 책은 처음 만나본 것이다.
내가 초등을 졸업할 무렵부터.. 고등1년 무렵까지의 시간을~
작가의 30대를 고스란히 담은 수필집이다.
주욱~읽어나가면서 공감되는부분보다 공감되지 않는 부분이 더 많았다.
아마도 작가가 남자이고.. 읽는 나는 여자이어서이지 싶다.
그리고 작가의 관심사와 그 당시 내 관심사가 전혀 틀려서 일거다.
같은 시대를 살았어도.. 나라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할 거다.
그래도 간혹 읽어내려가면서.. 우스웠거나.. 새로 알게돼 좋았던 것들이 있다.
중년의 악몽-->21살의 젊은 여자와 사귀는 42살의 독신 작가가
21살 젊은 애인에게서 내쳐지는 이유가 슬퍼져서란다..
왜.. 나이에 비해 젊고 탄탄한 42살의 몸이지만..
그 몸에서 늙음을 발견하면 슬퍼서.. 그 늙음 발견이 아주 적나라 하다..
고환이 쳐진다거나.. 흰 음모가 난다거나...
보면서 웃음이 나는 건... 아마도 공감이 돼서겠지~
새로이 알게 된 건..
그리스의 영화관은 밤 9시에 연다는 것..
지붕이 없어서 깜깜해져야 영화를 상영할 수 있게 된다는 것...
미국의 성병 헤르페스에 감염된 이가 그렇게나 많다는 것..
별 치료약이 없다는 것..
광견병이 다시 유행하게 된다는 것... 등등~
지금껏 읽을 책을 고를 땐 아이의 것이거나..
내가 볼거리라도 재미나 흥미위주.. 또는 유행하는 책들이었다.
남들이 유명하다 해서.. 덜컥 신청했다가 받아든 이 수필집은..
30대 일본 남자의 머릿속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외국잡지를 정기적으로 받아들고 그 중 한 기사를 선택해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적어낸 기고기사를.. 하나로 묶어낸 책...
그래서 정말 작가의 말대로사소한 화제이고..
오래된 졸업앨범을 들여다 보는 느낌이지만..
처음엔 재미가 없어서.. 던져 놓았다가..
오늘 하루 만에 다 읽어낸 이 책..
요즘 8,90년대 가요를 핸드폰에 다운 받아
작게 틀어놓고 이 책을 읽노라니..
내 10대가 휙휙 스쳐지나간다..
확실히 작가와 다른 관심분야를 갖고 있던 나..
그래서~
공감대를 많이 형성할 수 없어 아쉬웠지만..
내게는 시야기 넓어지게 된 책이었다...
서평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