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Me‘: Searching for My Own Label 레이블링 게임-

한 사람이 여러 정체성을 갖는 ‘멀티 페르소나‘의 시대에 "나는 진정으로 무엇인가?"는 스스로도 대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 됐다.
자기정체성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현대인은 ‘레이블링 게임 Labeling Game‘에 몰두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어서 이런 브랜드를 사는 게 아니라, 이런 브랜드를 사는 걸 보니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역의 인과관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의 정체성 동일시가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이유다.
- P25

-Me and myselves 멀티 페르소나-
현대인들이 다양하게 분리된 정체성을 갖게 되면서, 
이제 ‘나 자신myself‘은 단수單數가 아니라 복수複數, 즉 myselves가 됐다. 직장에서와 퇴근 후의 정체성이 다르고, 평소와 덕질할 때의 정체성이 다르며, 일상에서와 SNS를 할 때의 정체성이 다르다. SNS에서도 그것이 카카오톡이냐, 유튜브냐,
인스타그램이냐에 따라 다른 정체성으로 소통을 하고, 심지어는 하나의 SNS에서도 한 사람이 부계정 · 가계정 등 여러개의 계정을 쓰며 자신의 모습을 이리저리 바꾼다. 마치 중국의 변검 배우가 필요에 따라 가면을 순간순간 바꿔 쓰듯이, 현대 소비자는 매 순간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다.
- P28

-직업의 멀티 페르소나-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직업을 갖는 사람들, 이른바 ‘N잡러‘도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고용 불안이 커지고 퇴사 시기가 빨라지면서 이후의 삶을 대비하기 위해 직장인들이 N잡러를 자처하는 것이다. 이러한 투잡족을 가리켜 ‘해가 지고 달빛이 비칠 때 일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문라이터moonlighter‘라 부르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의 삶을 경제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라면 추가 노동을 마다하지 않는다. - P32

-취향의 멀티 페르소나-
예전에는 취미가 직업을 보완하거나 재충전하는 보조적인 역할을 했는데, 이때에는 해당 직업인으로서의 단일 정체성이 유지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취미가 직업보다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취미가 규정하는 정체성이 직업인으로서의 정체성 못지않게, 혹은 그 이상으로 중시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취향은 현대인을 규정짓는 매우 중요한 페르소나로 자리 잡았다.
- P33

취미는 실제 수입을 창출하는 제2의 직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인크루트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앱
‘알바콜‘이 성인 남녀 5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은 재능 거래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있고 이 중 50.5%는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서 부수입을 얻고 있었다. 
이들에게 재능 거래는 단순히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수단만은 아니다. 사람들에게 재능거래를 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더니 부가적인 수익 창출의 목적(33.4%) 외에도 본인의 능력을 발휘해서 자기계발을 하거나(27%), 향후 취업을 염두에 두고 진로를 계획하기 위해서(20.7%) 일한다고 응답했다. 
하나의 직업만을 가지고 살던 시대가 저물고 다양한 정체성을 개척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업그레이드 하는 ‘멀티 페르소나 업글인간‘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 P34

-SNS의 멀티 페르소나-
멀티 페르소나는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 더욱 분화된다.
한 사람이 여러 계정을 동시에 운영하며 계정마다 다른 정체성을 갖는 것이다.
...
이들은 자신의 진짜 SNS에서는 오히려 정체성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SNS에서 자신의 진정한 신념은 커버링(사회의 주류에 부합하도록 타인이 선호하지 않는 정체성을 숨기는 것)covering해야 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신념과 일상을 마음껏 올릴 수 있는 부계정이 별도로 필요하다.결국 SNS 이용자들은 상대의 전체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조각조각으로 나뉘어 표현된 일부 모습만을 보고 ‘팔로우‘를 하고 좋아요‘를 누르게 되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의 ‘인싸‘가 되는 것은 대중들이 좋아할만한 이 일부 
모습을 얼마나 잘 연출해내느냐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 자신의 솔직한 심정이나 어두운면들을 보여주는 부계정에서는 자신이 
가능한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한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는 ‘우울‘, ‘분노‘, ‘자해‘ 등의 키워드로 검색되는 게시물이 수십만 건에 
이른다. 개인의 정체성이 SNS를 중심으로 다중적으로 분절되고 있다는 하나의 방증일 것이다.
- P37

-젠더 뉴트럴 현상-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멀티 페르소나 트렌드의영향으로 성적인 정체성이 흐려지며 ‘젠더 뉴트럴‘ 현상이 확산될 것 이라고 전망했는데, 2020년 패션계에서는 실제로 이러한 현상이 다양한 영역에 걸쳐 나타났다. 일례로 성별의 구분이 없는 아동복 제품의 출시가 늘었다. 한 아동복 브랜드는 과거에 여아용 으로 출시했던 분홍색 코트를 남녀 공용으로 타깃을 바꿔 다시 시장에 선보였다. 
남자아이에게 분홍색 코트를 입히거나 딸을 둔 부모가 남아용 의류를 사는 등의 젠더리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는 현대의부모들이 관습적으로 굳어진 성 관념에서 벗어나 자녀로 하여금 양성평등의 균형적 사고를 지니게 하려는 태도를 갖게 된 것에 기인한다.
- P37

...
이런 사례는 모두 고정된 성 역할을 넘어 성별이나성차를 없애버리는 성 중립성Gender Neutral의 예시다.
이러한 성 유동성 Gender Fluid은 갈수록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성 역할은 고정된 것이 아니며, 개인의 성정체성 역시 변화하고 선택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
2020년 큰 인기를 끌었던 펭수도 대표적인 젠더프리 캐릭터다. 그의 프로필에는 성별 항목이 아예없고, 펭수 스스로 ‘남자도 여자도 아니다‘ 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펭수의 성별을 따지면 꼰대‘ 라는 말이있을 정도다. 사실, 2019년 펭수가 인기몰이를 시작했을 무렵 언론의 관심을 모았던 것은 단연 ‘펭수의정체‘ 였다. 연예인부터 유튜버까지 다양한 사람들이이른바 ‘수의 본체‘ 후보에 오르내렸다. 
그런데 2020년의 대중은 더 이상 펭수를 연기하는 자가 누구인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산타 할아버지는 사실 너희 아빠야‘ 라는 진실을 아는 순간 맥이 빠져버린다는 것을 아는 대중들은 펭수는 펭수일 뿐이라며 오히려 펭수가 정체를 드러내지 않길 원한다. - P40

-소비의 멀티 페르소나-
소비 행태도 양극화에서 양면적 지출로 변화하고 있다. 소비자가 상황에 따라 가면을 바꿔 쓰고, 그 페르소나의 성격에 따라 가성비냐, 프리미엄이냐를 결정하며 양면적 소비가 발생하는 것이다. 장기화된 저성장과 코로나19 사태는 소비자가 허리띠를 더 졸라매도록 만들었고, 최소한의 소비생활만을 하는 ‘연명형소비자 까지 등장했다. 반면 자신에게 심리적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소비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야누스적면모도 보인다. 
예를 들어, 마트에서는 조금이라도저렴한 제품을 구매하려 애쓰지만, 자신에게 기쁨을주는 프리미엄 제품의 구매는 주저하지 않는 식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대표적인 유형이 바로 ‘편백족‘이다. 이 신조어는 편의점과 백화점의 앞글자를 딴 용어로, 생필품은 편의점에서 저렴하게 구입하고 백화점에 가서 값비싼 명품을 구입하는 소비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일컫는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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