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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품은 설화
한세경.이상미.김영주 지음 / 스토리-i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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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는 해당 지역을 깊이있게 이해하게 하며 친근한 방식으로 역사의 숨결을 느끼게 해주어 내가 사는 고장에 더욱 애정을 갖게 만드는 것 같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의 출판인 한세경,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는 이상미, 울산대 교수 김영주 세 사람의 동화작가가 쓴 글이 수록된 <부산이 품은 설화>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통해 아이들이 부산 곳곳의 특색을 알아가게 하는 좋은 책으로 보인다.


본문이 그림과 함께 수록 돼 있으며 각 이야기마다 핵심 요약과 퀴즈가 있어 읽는 즐거움에 공부도 되는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라 어린이들에게 호응이 좋다. 초등학교 중~고학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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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 In Memory of 申海澈 1968-2014
강헌 지음 / 돌베개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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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인간이자 독보적인 뮤지션, 신해철... 아주 많이 그립다. 강헌과의 우정을 엿볼 수 있다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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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진보 집권 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저 자 : 조국, 오연호

출판사 : 오마이북



대한민국 99%에 속한 한 사람으로서 이 나라의 정치란 것에는 관심을 끄고 싶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무슨 여유로, 희망으로 정치를 운운할까. 왜 내 나라 대한민국을 ‘개’한민국이라 부르짖는 어느 노래에 자학적 쾌감을 얻어야 하는가. 대한민국 CEO를 자처하는 현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2년이나 남은 이상 그저 참을 인(忍)을 가슴에 새기고 견디는 수밖에 없나.

그의 임기 동안 행복지수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전에 없던 홧병 마저 생길 지경이다. 무고한 어느 여학생의 머리를 군홧발로 무참히 짓밟는 모습, 언론의 입을 무자비하게 틀어막는 모습, 전직 대통령을 부엉이바위 아래로 밀쳐내던 모습, 돌이킬 수 없는 파괴로 우리의 대자연을 마구 훼손하는 모습, 간신히 좁혀가던 남북의 거리를 양극단으로 분열시키는 모습, 1퍼센트와 99퍼센트 계층 사이의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모습 등, 정치를 떠나 상식 수준의 기준으로도 이해되지 않는 그와 그 무리의 몰상식한 행태가 우리에게 너무나 큰 피해와 상처를 주고 있다. 그에게, 여당에게 인간을 위한 철학은 있는가? 성찰은 있는가?


보수집단은 왜 보수 본래의 가치와 이념을 거스르는지. 보수주의란 원래, 지킬 것은 지켜내는 정치적 철학과 신념을 말하는 것으로 보존의 가치가 있는 것을 고수하면서도 신중하고 느린 발걸음이나마 뒤가 아닌 앞을 향해 가자는 생각이 아니던가? 왜 위태로운 뒷걸음으로 앞을 보듯 움직이며 뒷발길로 사람은 왜 또 그리 쳐대나.


절망적인 상황에서는 풀포기라도 쥐어 보고 싶은가 보다. 주권자로서 현실 정치에 대한 참여 의지가 바닥이 났을 때 진보집단플랜이란 책을 만났다. 왼쪽에서, 약자의 편에 서서 불의에 패기 있게 대항하는 진보의 배짱을 다시 한 번 믿어보고 싶다.

책 표지에 은은한 금빛으로 새겨진 문구, ‘다시 불꽃을 피우기 위한 신명 프로젝트’라는 문구에서 희망적 투지가 엿보이는 것도 같은데...


진보집권플랜은 오마이뉴스 대표 오연호와 서울대 법학과 조국 교수의 7개월에 걸친 만남에서 나눈 ‘직설적 문답’을 정리한 책이다. 조국 교수의 표현으로는 ‘진보 진영이 깊이 생각지 않는 문제’, ‘직면하기를 회피하는 문제’, ‘관성에 따라 사고하는 문제’에 대한 폭로와 대안 제시에 관한 이야기이다. 서문을 읽다보니 못미덥고 짜증나는 대한민국 정치 현실과 그 조직화된 폭력 논리에 마구 휘둘릴 수밖에 없던 대한민국 국민에게 이들은 과연 희망적인 해법을 제시해 줄 것인지 더욱 궁금해진다.


케케묵은 짜증 때문에 넋두리가 너무 길었다. 애정 없는 비판, 대안 없는 비난은 세상의 평화에 하등 기여하지 못한다는 말이 떠올라 좀 부끄러워졌다. 이제 화는 그만 내고 문제에 대한 해답을 고민하고 제시하는 이들의 이야기와 계획을 살펴봐야겠다. 크게 여섯 개의 챕터, 다섯 개의 플랜이 보인다. 현 시점에 대한 성찰 및 진보 집권의 필요성, 사회·경제의 민주화, 교육, 남북문제, 검찰 개혁 문제, 정치판 재구성을 위한 인재 플랜이 그것이다.


짚어 봐야 할 사안도 너무 많고 그에 대한 솔깃한 대안들도 정말 정말 많이 보인다. 그 와중에 교육, 노동의 문제, 남북문제에 대한 장에서 특히 더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사실 초반에 역정을 냈더니 힘이 없다..) 그 중 교육 부분만이라도 따로 얘기해 보려 한다.(나머지는 책을 직접 읽어 보기를 권한다.)

‘교육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계층 상승이고, 계층 상승의 기회가 막힌 사회는 신분 사회', '경쟁을 인정한다는 것은 순서가 바뀔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데, 현재 한국의 사회는 점점 순서가 바뀔 수 없는 사회가 되고 있다'고 조국 교수는 지적했다. 해결책으로, 서울 명문대의 우월성을 약화시키고, 졸업생이 공정한 경쟁 체제에서 평가받을 수 있는 지방대 강화, 인재 채용 시 지방대 우대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 외에도, 학력차별 금지법 제정, 학문 수월성 추구 및 사회 통합 선도를 위한 ’affirmative action' 등을 언급했다.


교육 부분을 읽다가 2002년도였나, 빠리의 택시 운전사, 홍세화 아저씨의 강연을 들었던 게 생각이 났다. 그 때 그 분의 말씀 중 아직까지 기억나는 부분이 있다. 프랑스는 대학까지 무상(에 가까운)교육을 실시하므로 교육 받은 자가 졸업 이후에도 국가의 은혜에 대한 ‘부채의식’을 지닌다는 것이었다. 받은 만큼 보답해야겠다는 생각, 사회 환원의 개념이 늘 머릿속에 혹은 마음속에 존재하기에 사회에 기여하는, 나눔의 의식이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고마움과 베풂을 아는 리더로 역할 할 수 있다고 말이다. 우리의 경우 교육은 ‘내 돈 주고 사는 상품’이고, 구입한 교육 서비스를 통해 성공하면 모두 개인의 수고로 돌아간다. 내 부모와 내 자신이 피땀 흘려 고생해서 이룬 성공, 왜 아깝게 남을 주겠냐, 국가가 내게 무슨 보탬을 주었기에 라는 생각에, 사회에서 우두머리가 되면 그간 자신의 성공을 위해 투자했던 것들을 회수하기에 급급하다. 자기 몫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 도덕도 잃고, 법도 잃고 성공은 했지만 부패하고 타락한 자들 사이에서 그들의 전적을 순리인 양 따라 가게 되더라는 것이다. 이기적 교육 정책을 발판으로 성장한 인간에게 무슨 나눔의 정신이 서리겠냐는 말이었다.


이래서 그가 말한 ‘반값 등록제’는 경제적 지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그리고 실상 한국 대학 등록금이 살벌하게 비싸기 때문이기도 하다. OECD 소속 국가 중 1위가 미국, 2위가 한국, 즉, 경제력 수준은 중위인데 등록금 수준은 최상위라고 한다. 정부가 3~4조의 예산을 지원하면 반값 등록금이 가능하다고 하며, 불필요한 예산 삭감과, 소득별 등록금 차등 정책 등으로 반값 등록제는 현실화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청년 실업 100만 시대 이명박이 ‘눈높이를 낮추라’고 훈계할 때 조교수는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리며 각자도생, 각개약진하는 20대, 30대에게 ‘법과 제도의 변화 없이 개별적 분투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확률은 낮다’고 지적하며, 더불어 살기 위해 구조적 제도적 모순을 바꾸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들을 제시하며 이들 또한 따뜻한 마음으로 독려하고 있다. 오랜 기간 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학자의 전문성이 뒷받침된 제안들이며, 이것이 사회 통합과 정의 추구를 위한 열린 마음, 깨어 있는 의식을 지닌 사람의 진정성에 근거한 것으로 보여 마음 깊이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줄긋고 현실에 대입하고 마음에 새기며 봐야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괜찮은 아이디어가 괜찮은 마인드의 사람에게서 봇물 터진 듯 쏟아져 나오니 말이다. 마음이 약간 시원해지는 게 느껴진다.


누군가 이것이 한 쪽 이야기만 듣고 경도된 이의 편협한 글이라고 핀잔주어도 좋다. 적어도 설득할 수 있는 논리로 현실적인 이야기를 이성적인 방식으로 들려주기 때문이다. 이제껏 각종 토론회나 청문회, 인터뷰 등에서 보수의 ‘말 돌리기’와 ‘논점 흐리기’ 기술 혹은 언어 장애에 익숙해 있던 바, 나도 정당한 논리를 펼치는 보수에게 설득 좀 당해보고 싶다. 모두가 토론의 예법을 지키며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세련된 대화를 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면, 생각을 나누는 자리에서 더 이상 폭언과 주먹다짐을 하지 않는다면 양쪽 얘기를 고루 듣고 싶어 미칠 것 같은 마음은 저절로 생길 것이다.

아무튼 정치는 잘 모르는 분야이기도 하거니와, 대한민국 똑똑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으니 믿고 맡길 수 있게 알아서들 잘 좀 해 주면 정말 편하고 안심되고 좋겠다. 어른으로서 애들 볼 낯도 좀 설 테고.


정치 얘기이다 보니 처음부터 격앙 된 어조로 화풀이 하듯, 넋두리 하듯 적어내린 글이 되었고 제대로 정리 하지도, 하고 싶은 말을 조리 있게 다 하지도 못했다. 글재주가 부족한 데다, 할 말이 너무 많기도 하고, 갖가지 황당하고 억장 무너지는 사건들에 치이며 오랜 동안 속에서 진 응어리가 한 방에 다 풀릴 리 만무하기에, 감정적으로 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를 제지하지 않았다. 이렇게 열을 내면서 글을 쓴 적도 없었던 것 같은데, 그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화부터 낸 것 같아 좀 겸연쩍지만,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은 대개 우리 정치에 대해 이런 억하심정을 갖고 있음을 알리는 표시로 생각해 주면 어떨까 싶다. 아무튼 진보와 보수 서로 견제하고 격려하고 화합하면서 균형 있게 한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겠다. 싸우지 말고들. 국민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존경 받는 정치인들이 많아지길 간절히 바란다.


이제 조국 교수가 2009년 1월 30일 SBS 생방송 <대통령과의 원탁대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에서 이 대통령에게 던진 멋진 고사성어로 마무리를 갈음하려 한다.


“왕은 배요(王者舟也) 백성은 물이라(庶人者水也),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水則載舟) 배를 엎을 수도 있다(水則覆舟).“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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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들꽃에 그리스 신화를 담아

저 자 : 진종구 글/사진

출판사 : 어문학사

 

 

12월, 눈 대신 비가 내린 날 커피 향으로 공간을 꽉 채운 다음 느긋하게 앉았다. 날씨는 추운데 손에 들린 책 표지엔 시원한 차림새의 인물들이 보이고 주위엔 꽃들이 활짝 피었다. 책장을 휘리릭 넘겨 보니 반나체 주인공의 정체는 달의 여신 셀레네와 그녀가 사랑한 인간 엔디미온이고 만발한 흰 꽃은 바람꽃 아니면 노루귀의 한 종류로 보인다.

 

사진과 그림이 가득한 진종구의 <들꽃에 그리스 신화를 담아>는 그리스로마신화 책이다. 그런데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그냥 평범한 것은 아니고 그리스로마신화에다 한국 토종 야생화와, 신화 이야기를 담은 서양 회화작품을 접목해 ‘종합선물세트’로 보여주고 있어 이색적이다. 게다가 책에 실린 야생화는 저자가 경기도 북부 민간인출입통제선 부근 땅을 직접 밟아가며 촬영한 것들이라 더욱 가치 있게 느껴진다.

 

기존의 신화 책과 내용은 기본적으로 같지만 에피소드마다 야생화에 대한 정보를 비중 있게 소개하고 있는 점, 그리고 앞서 말했듯 신화와 유관한 회화 작품을 더불어 제시한 것이 이 책의 특징이라 하겠다. 그래서 에피소드의 제목도 ‘수선화와 에코’, ‘천남성과 트로이 전쟁’과 같은 식으로 되어 있고, 꽃에 대한 설명 방식도 식물도감을 보는 듯 일목요연하다. 그리고 수필 혹은 여행기 느낌이 나는 작가의 입김도 간간히 섞여 있다.

 

책을 읽다가 맘에 드는 이미지를 찾아 표식을 붙였다. 처음에는 정독을 했는데 맘에 드는 꽃과 그림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니까 뒤에 나올 내용이 너무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일단 찜부터 먼저 해 놓고...

대여섯 있을까 했는데 표식이 꽤 많이 붙었다. 집중적으로 표몰이를 해 준 작가의 그림 때문이기도 하고, 너무나 맑고 고운 꽃 사진들 때문이기도 하겠다.

 

많은 그림들 중에 시선이 꽂혀 이름을 보면 어김없이 그 작품은 ‘브그로’의 것이었다. 어둠의 신 에레보스와 새벽의 신 에오스의 그림을 필두로 이 작가의 그림이 하나같이 마음에 들어 모두 표시해 두었다.

그리고 너무나 밝고 상냥한 복수초와 아도니스 이야기, 백색의 꿩의바람꽃과 제퓌로스, 도도한 수선화와 에코, 그리고 깨끗하고 은은한 연보라 꽃잎이 참으로 우아한-그러나 이름은 장난스러운-깽깽이풀을 볼 땐 헬리오트로페 만큼 좋은 향이 나면 정말 잘 어울리겠다 상상해 보기도 했다. 아름다운 야생화가 이렇게 많다는 것이 감탄스럽고, 그것을 찾아내 볼 수 있게 해준 작가의 지식과 수고로움에 고마운 마음마저 들었다.

 

태그를 붙이고 나니 관심 두었던 페이지들 마다 집중도도 더 올라가고 그래서 정독할 때 더 신이 났다. 글 읽기와 그림 보기, 그리고 이야기에 얽힌 꽃들로 인해 내용이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듯 했다. 중간 중간 식물 키우기 노하우도 나와 있어 언젠가 꼭 길러봐야지 다짐도 하느라 마음이 분주하기도 했고.

 

올 해 작고하신 이윤기 작가님 생각이 나서 슬쩍 우울해진 걸 제외하면 그 분의 책을 읽을 때만큼이나 빠져드는 읽기였기에 즐거웠다. 다시 만나도 흥미로운 신화처럼 인생도 재미난 이야기들로 가득 채우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신화만큼이나 정말 신나는 인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대신 비극적 요소는 되도록 제외시켜 주고 말이지.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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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윤정아 우리 어디 갈까?

저 자 : 박혜찬(아델) 글/사진

출판사 : 나무[수:]



<윤정아, 우리 어디 갈까?>는 궁극의 엄마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듯한 책이다. 표지에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로 보이는 깜찍한 표정의 꼬마가 바로 저자를 사랑으로 눈멀게 만든 주인공 윤정양이다. 저자는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수차례 떠났던 가족 나들이를 직접 찍은 (혹은 배우자에게 찍힌) 사진과 글로 꼼꼼히 기록해 소중한 추억거리로 남겨 두었다. 평범한 엄마가 쓰는 육아일기처럼 개인의 기록물에 그칠 수도 있었을 텐데,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든 것에서 엄마 사랑의 극치를 보는 것 같다. 아이가 커가면서 이 책이 얼마나 큰 힘이 될지를 생각하면 말이다.


내용상의 구성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여행지 소개, 사진 촬영 및 보정 방법, 마지막으로 도시락 레시피가 그것이다.


여행지를 소개하는 방식은 기존의 여행정보 책자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해당 장소의 사진과 간단한 이용 정보 등 평범한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과 정성이 묻어나는 저자의 사진들로 인해 책이 좀 특별하게 느껴졌다. 앞서 말했듯 이 책은 아이와 함께하기 위한 가족 여행을 담은 기록이라 주인공인 윤정이가 매우 비중 있게 등장한다.


자식 자랑은 팔불출이라는 말도 있고, 남의 아이 뭐 그리 예쁘게 보일까 싶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팔불출 엄마의 사랑과 그런 엄마의 마음을 거울처럼 반영한 듯 아이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책 속에 수없이 등장한다. 책을 보는 줄곧 사랑한다고 끊임없이 말하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사랑에 화답이라도 하는 듯한 예쁜 아이의 모습은 사랑의 힘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 같아 마음이 줄기차게(!) 뭉클해지곤 했다.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부지런한 손발이 필요하다고 한다.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한 철두철미한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책에 나오는 사진을 보면 예쁜 아이, 예쁜 아이의 예쁜 옷, 예쁜 아이의 예쁜 배경 게다가 예쁜 아이의 예쁜 표정까지 뭐 하나 놓친 것이 없다. 아이의 표정 속에는 유쾌하고 신나는 그 순간의 상황이 시어(詩語)처럼 압축적으로 담겨 있고, 그 뒤로 아이의 행복한 시간을 위한 엄마 아빠의 숨은 노력이라는 ‘즐거움’이 절절히 배어 나온다. 아이고 그 마음, 그 모습이 너무나 예쁘다!


또한 사진 곳곳에는 직접 그려 넣은 것으로 보이는 감각적인 이미지도 눈여겨 볼만하다. 전체적인 어울림이 자연스러워 얼른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사진 자체와 추가된 그림, 그리고 책의 편집 사이의 거슬림 없는 조화 때문일 것이다.


후반부에 비교적 적은 비중으로 차지하는 사진 촬영 팁, 도시락 노하우 등은 가족사랑 엿보기의 연장선에 놓인 덤이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방법을 배우는 것도, 맛있는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도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함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괜찮은 휴양지는 어떤 곳이 어디에 얼마나 있을지가 궁금해 신청한 책이었다. 원래 목적에도 부합했지만, 무엇보다 엄마, 아빠, 가족을 떠올릴 수 있는 뜻밖의 기회를 얻게 된 것이 기쁘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사진작품집에 가까운 것 같다. 주제는 ‘모성’ 정도로 하면 될라나. 남의 닭살 돋는 애정 표현을 보고도 입가가 흐뭇해지는 것은 일상의 이름으로 평범하게 다가오는 가족이라는 관계를 최선의 노력으로 아름답게 꾸려가는 모습에 감동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이들처럼 매일매일 더 많이 사랑하며 살도록 노력해야지.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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