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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갈 용기 - 자유롭고 행복해질 용기를 부르는 아들러의 생로병사 심리학
기시미 이치로 지음, 노만수 옮김 / 에쎄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인가, 혹은 어떻게 살아야 맞는 것일까.
우리는 살며 한번쯤 이런 고민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어디에도 정답은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서른을, 마흔을, 심지어 여든을 넘길 무렵에도 우리는 이 고민을 계속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안다. 정말 답은 없을까?
<미움 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는 <늙어갈 용기>를 통해 그러한 문제에 정답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읽는이로 하여금 보편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그는 아들러의 심리학을 통해 나이 드는 것과 죽음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우리가 좀 더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는 ‘안’들을 제시한다. 문학 작품 속 예를 들기도, 자신의 과거 이야기도 서슴치 않고 들려주며, 우리가 좀더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친절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저자는 타자, 아픔, 나이 듦, 죽음, 행복이라는 다섯 가지 카테고리에 맞춰 ‘나이 듦’과 ‘죽음’을 우리가 좀 더 편안히,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게끔 이야기한다. 아들러의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되,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사려깊은 에피소드로 읽는 이를 설득한다. 여타 심리학 책들에 비해 담백하고, 깊이가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는 듯 하다.
아래는 인상 깊었던 구절들.
아들러 심리학은 대화할 때 기본적으로 말과 그 말을 하는 사람은 구별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누구가 아니라 무엇이 문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_43p
어찌 해볼 도리가 없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그 상황에 맞서며 인생의 과제와 대화할 용기를 낸다면 나는 더 이상 세상 앞에서 무력한 나가 아닐 것이다._25p
비록 불가피한 재앙이 찾아왔다고 해도 어떻게 맞설지는 스스로 고르라는 뜻이다._177p
나이가 든다는 것은 어쩌면 그런 거만함으로 자신을 과대포장해가며 타자에게서 인정받고 싶은 투쟁 욕구를 절제해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_176p
죽음이 어떤 것인지에 따라 지금의 삶을 바꿀 필요가 없으며, 바꾸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한다._273p
어쩌면 죽음과 나이 듦을 생각하기에는 아직 때이른 시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해야할 고민이기에 <늙어갈 용기>는 내게 인생의 예습을 위한 교과서 같은 책이었고, 읽어내는 시간은 재충전을 위한 휴식과도 같았다.
‘잘 살기’ 보다 ‘행복하게 살기’를 고민해야하는 이 시기, 많은 사람들이 읽고 나와 같이 ‘쉼’을 얻었으면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