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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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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파울로 코엘료의 책은 습관처럼 사 보는 듯하다. 사실 그의 책은 늘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이고, 어떤 말을 건넬 것인지 매번 짐작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그리고 나처럼 그의 소설을 찾는 이유는 바로, 소설의 끝에 남는 진한 여운과 마음에 이는 잔잔한 감동이 그 어느 작가의 소설보다도 강하기 때문 아닐까.

 

소설의 배경은 십자군 전쟁이 일어나기 전 절망으로 물든 예루살렘이다. 죽음과 마주한 군중들과 한 현자의 대화가 문서로 남겨졌고, 이를 영국의 한 학자가 발견해 후대에 공개한다는 설정이 한 편의 영화 같기도 하다.

몇 개의 챕터들이 군중의 질문과 현자의 대답으로 이루어져있다.

패배란 무엇인가, 사랑은 늘 내 곁을 지나가버린다, 불안에 대해 말해 달라...

현자는 이에 대해 답한다.

 

패배란 무엇이고 패배자란 어떤 사람입니까?”

 

패배자는 패배한 사람이 아니라 실패를 선택한 사람이다.

패배는 특정한 전투나 전쟁에서 지는 것을 의미한다. 실패는 아예 싸우러 나가지도 않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간절히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때 패배했다고 느낀다. 실패는 애초에 무언가를 꿈꿀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패배의 끝에 우리는 다시 떨치고 일어나 싸우러 나간다. 그러나 실패의 끝에는 아무것도 없다. 평생 그렇게 좌절한 채로 살아갈 뿐이다.

싸움에 져본 적 없는 사람은 불행하다! 인생에서 승자가 될 일도 없으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먼 옛 이야기지만 현재를 살고 있는 내게도 이런 질문은 늘 누군가에게 하고 싶고, 현자의 대답은 늘 듣고 싶은 말이자 대답이다. 전과 마찬가지로 마음을 일렁이게하는 깊은 대화가 이어지고, 그 끝에는 역시 깨달음이 있다.

 

이번 책은 소설이지만 에세이스럽기도 하다. 짧은 질문과 대답으로 이루어져있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유독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이 많다. 흐르는 강물처럼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스토리가 있어 재미는 더 있는.

 

좋은 계절, 때마침 좋은 책을 만나 기분이 좋다.

추석 선물로 제격인 책이 될 것 같다. 내가 마음의 위안을 얻은만큼 내 소중한 사람들도 그의 책을 읽고 따뜻하게 이 계절을 맞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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