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망머리 주디 푸른도서관 3
손연자 지음, 원유미 그림 / 푸른책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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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소녀 주디는 까망머리를 가진 미국아이이다.

낮은 코와 작은 눈, 넙데데한 얼굴까지 본인이 다른 미국인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번도 동.양.인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오붓한 백인 가족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다 짝사랑하는 로빈에게서 노란원숭이라는 놀림을 받게 되고

그 후로 주디는 '그들'에게서 스스로를 분리하기 시작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뿌리는 어디인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이것은 비단 입양아인 주디의 질문만은 아니다

나와 똑같은 피부색의 사람들 속에 살고 있는 우리 역시 매순간 다시 묻는다.

그것을 확인하려 하는 순간부터 확신하던 모든 것들이 휘청인다.

말은 의미를 잃고 그것을 알겠다는 행위는 가치가 없어진다.

그저 반복되는 질문과 침묵, 질문 또 침묵

 

딜의 바닷가 노란 쇼을 두른 인디언 할머니는 말한다

 

버린 것은 찾지 마라

나그네는 왔던 길을 돌아보지 않는단다

버리면 아름답고, 버리면 고요하지.

 

지나온 어제의 나를 회피하라는 말은 아니다

오늘은 어제의 나다

그것은 저 까만 하늘이 밝은 빛이 달이고

그 옆에 반짝이는 것이 별인 것처럼

변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니 흘러가게 두라는 것.

변할 수 없는 그 사실에 목매어 내일이 오는 것을 겁내하지 말라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그것은 살아가며 매순간 던지게 될 질문일 것이다.

하지만 다시 이 질문을 던졌을 땐 조금 담담했으면 좋겠다

답을 찾으려, 길을 찾으려 던지는 질문이 아니라

커피를 마시기 위해 더운 물로 살짝 머그잔을 덥히며

커피 스푼이 어디있나

찾는 혼잣말처럼 담담하게 물었으면 좋겠다.

 

지나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로운 목소리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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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 우리 - 해와 달이 들려주는 이야기
선안나 지음, 정현주 그림 / 샘터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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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국 낮의 왕국과 밤의 왕국

태어나 한번도 본 적 없는 낮의 왕자와 밤의 공주

어느날 국경 근처에서 서로 왕자의 금빛 단추와 공주의 푸른 귀고리를 줍는데

 

그립고 소중한 무언가를 잊고 있던 것 같은 허전함을 느낀다.

 

우연히 마주친 두 사람

 

"혹시 우리... 만난 적이 있었던가요?"

 

낮의 뜨거움과 밤의 차가움이 차차 서로에게 스미기 시작하면서

싹이 움트고 꽃이 피고 열매가 익는다

낮의 열기와 밤의 서늘함 사이에 저녁이 생기고

밤의 한기와 낮의 숨막힘 사이에 새벽이 생긴다.

 

둘을 인정하지 않는 낮의 왕과 밤의 여왕은 둘을 땅의 세계로 내쫓고

둘은 지금까지의 기억은 모두 잊은 채 유한의 생을 가진 인간으로 태어난다

한없는 이끌림으로 마주친 남자, 그리고 여자

 

"혹시 우리.... 만난 적이 있었던가요?"

 

 

저녁무렵, 새벽녘 우리가 문득, 하늘을 바라보게 되는 아련함은

한없이 끌리고 있으나 아직인 그 무언가를 기다리는 마음일러나?

헝겊을 기워 표현한 그림은 한없이 따뜻하고 포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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