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방자전

방자전
영화

많이 웃기네요. 마노인,변학도...ㅎㅎ 끝에 좀 더 뭉클하면 좋았겠지만 볼만해요.

진정한 반려견의 모습을 보여준다

도피행
시노다 세츠코 지음, 김성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10월

"혼자 사는 게 살벌할 때도 있지만,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있는데도 고독한 건 더 살벌해요." 

 자신을 상습적으로 괴롭히는 옆집 꼬마아이를 어떨결에 물어죽인 골든리트리버.
개의 잘못이 아닌데도 안락사 시키려는 남편과 딸 등 주변사람들을 피해  병든 타에코는 무작정 길을 떠난다.  이렇게 시작한 도피가 지나가던 트럭을 얻어타는 것으로 시작해, 점점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고  결국은 폐허가 된 전원주택단지에 살게된다.... 

 첫장부터 순식간에 빨려들어, 초조함 마음으로 긴장을 놓지못하고 마지막까지 읽어내려갔다.  기대이상으로 재미있는 소설이다. 

 주인공 가족간의 냉랭함은 어찌보면 특별할 것도 없다. 아주 나쁜 남편이거나 딸도 아니다. 그저 그런 보통집이다. 이에 비해 감동적인 것은 포포와 타에코의 관계다.  특히 타에코의 지극함이 마음에 와 닿았다. 자신의 몸도 안좋은데도 포포를 자전거에 태워 몇시간이나 걸려 동물병원에 데려가거나, 산책 중 기진맥진한 포포를 등에업고 돌아오는 등의 행동은 눈물겹다.

대형견이면서도 순한 강아지의 대명사인, 맹인안내견이기도 한 <골든 리트리버>가 주인공이다. 아무리 사람을 좋아하고 순한 개도 때론 사람을 물수도 있다. (심지어 맷돼지까지...허걱~!) 아이를 물어죽인 것은 정말 큰 잘못이고, 나도 주변에 그런이웃이 있다면 무서워하고 안락사를 당연히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포포를 보니, 사람들에게 길들여진 '개'라는 종족이 왠지 안쓰럽기도 하다.

몇달 전부터 처음으로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해서일까?  둘의 관계가 너무 감동적으로 와닿았다. 서로를 지켜주고, 같은 밥을 먹고 같이 낮잠을 자는 모습이 아주 행복해보인다. 

[100자평] 밤 산책

밤 산책 ㅣ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9년 12월

곱추, 몽유병, 과거의 저주 등 음울하면서 기괴한, 살짝 비현실적인 부분이 좋다.

추리소설적 기법으로 전개되는 파격적 사랑

은교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한달 반 만에 쓴 소설이라는 저자후기를 보니,  '와~ 대단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네요.
박범신, 너무나 익숙한 이름이라 그의 작품을 한두 개 쯤은 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작품목록을 찾아보니 저의 착각이네요. 
저자의 다른 소설도 궁금하게 만들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요즘 너무 일본소설만 읽어서인지, 소설 속 문장들이 너무나 아름답고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만일 번역서였다면 어색한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참신한 문장과 단어들이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알게해주었습니다. 새삼 우리 소설을 많이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해준 소설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문장뿐 아니라 줄거리도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소설의 시작부터 독자를 사로잡는 내용이 언뜻 일본 미스터리 소설을 연상시키네요.
마치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처럼, 중요한 사실을 먼저 알려주고 이후에 하나씩 이야기를 펼쳐 보입니다.
60대의 작가가 주인공이라 저자와도 살짝 겹쳐지면서, 왠지 더 현실감 있게 느껴집니다.
노인, 죽음...그리고 밝게 빛나는 젊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의 두 작가처럼 시기와 질투가 이적요와 서지우 사이를 조금씩 빗나가게 하는 부분이 참 가슴 아팠습니다. 오랜 세월에 걸친 사랑과 존경이 한 순간에 증오로 바뀌는 것을 보면서, 인간은 역시 나약한 존재구나 탄식하게 합니다. 굳건한 믿음으로 맺어진 관계도 한순간의 실수로, 단 한마디의 말로 얼마나 쉽게 금이 가는지... 무척 안타까운 마음에, 왠지 눈물이 났습니다.

사실 소재는 맘에 들지 않아서, 책 뒤표지에 실린 2편의 서평을 읽었을 때는 전혀 읽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노시인과 여고생의 사랑이라니...헉, 왠지 끔찍한 것이 떠올랐습니다. 이것도 일종의 편견이겠죠.  의외로 공감이 가는 사랑이었습니다. '은교' (요즘 신언니에 버닝중이라 그런지 자꾸 '은조'가 떠오르네요)를 비롯한 세 명의 주인공이 다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100자평] 일본 호러 걸작선

일본 호러 걸작선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외 지음, 임희선 옮김 / 책세상 / 2009년 8월

은근히 재미있고, 볼수록 빠져드는 책이네요. 크게 기대안했는데 와~소리가 절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