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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저택의 범죄 ㅣ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시공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도입부는 마음에 들었다. 건축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프랑스 우편배달부인 슈발이 34년을 들여 지은 슈발의궁전 , 루트비히 2세의 린더호프성 등을 언급하며, 마지막으로 홋카이도의 '기울어진 저택'이야기로 접어든다.
저자의 <점성술 살인사건>을 읽지않은 나로선, 누가 사건을 해결하는지 알지 못했다. 형사들이 갈팡질팡하며 의아해 하는 가운데, 드디어 점성술사인 '미타라이'가 후반부에 등장한다. 사실 자질구레한 트릭은 알지 못해도 범인이 저택 주인 '하마모토 고자부로'임은 일찍부터 눈치 챌 수 있는 구조였다.(물론 반전이 있을 수 있기에 확신은 없었지만...) 기울어진 저택 자체를 하나의 장치로 해서 오랜 기간을 들여 살인을 계획한 범인에게 동정이 갔다.
나에게 추리소설은 2가지 나뉜다. 첫째는 범인이 악인이고, 범인을 밝혀낸 탐정이 멋진 경우는, 만족하며 책을 덮는다. 하지만 둘째 범인이 선인이고(혹은 슬픈사연), 범인을 밝힌 탐정이 맘에 안들 경우는 괜히 찜찜하다. 이 책은 두번째에 속한다.
중간중간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거슬렸다. 그래서일까? 탐정으로 등장하는 성격이 제멋대로인 점술가는, 미드에 나오는 '하우스 박사'처럼 캐릭터가 살지 않고 그저 짜증스럽기만 하다. 이야기의 밀도도 떨어지고, 일부러 독자를 속이고 이리저리 꼬이게 하는 설정도 긴장감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흥미를 떨어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