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삼킨 소년

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사실 생각보다 두께감 있는 책에 처음엔 살짝 당황스러웠지만 특유의 문체와 몰입력 강한 내용 덕분에 금방 완독할 수 있었다. 

우주를 담킨 소년은 오스트레일리아의 작가 트렌트 돌턴의 자전적 경험을 담은 데뷔작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전 세계 34개국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장편소설 특유의 질질 끌거나 말도 안 되는 분량 채우기 용 구절이 거의 없었다. 또한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처럼 자라오는 과정 속에서 상처를 받은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그런 따뜻한 책이었다. 

엘리의 성장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사실 최악이라도 해도 될법한 정도였다. 나는 일찍 철이 든 엘리와 오거스트에게서 어릴 적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안 그래도 되는 건데, 그 아이들이 처한 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아이들을 그렇게 일찍 성장시켰다. 한창 어리광 부리고 하고싶은 것을 전부 해봐야할 나이인데 현실은 전혀 도움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전진했다. 

처음에는 두 소년들에게 안쓰러움을 겸비한 동정심이 들었지만, 챕터를 거듭할 수록 아, 저렇게 생각하고, 저렇게 살 수도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특별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기죽지 않으며 절대 포기하지 않고 특별하게 살아가는 어린 소년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보며 공감하고, 위로 받은 이유도 역시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게 상처 준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당신은 좋은 사람인가요?

그리고 나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그 어린 소년이 이런 생각을 해야한다는 게 어떻게 보면 참 슬프지만, 동시에 그로부터 나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되돌아 볼 수 있었다. 내가 만약 엘리였다면, 나는 어땠을까. 완독 하자마자 용감하고 대단한 소년인 엘리에게 박수를 쳐주고, 꼭 한 번이라도 세게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