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작은 발견 - 아주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애정 어린 기록
공혜진 지음 / 인디고(글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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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나누는 일은 꼭 사람사이에서만 할 수있는 일인가. 솔직히 지금까지는 이런 질문조차 생각하지 못했는데 <오늘, 작은 발견>을 읽으면서 어쩌면 그런 범주조차 나의 편견일 수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매일 매일 길위에서 '작은 발견'을 한다. 땅에 떨어져있는 단추, 동전, 장난감, 전자제품의 부속물 등 보잘 것 없어보이고 아무 의미없이 스쳐지나가는 것들이지만 그런 사물들은 저자에게 누군가를 떠올리게하고 과거의 나를 되돌아 보게 한다. 언뜻보면 의미없어보이지만 의미있는 이 프로젝트는 1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기록되어있고 길을 가다가 어떤 곳에서 어떤 사물을 줍고 그날 무슨 생각을 했는지 간단하게 끄적여놓은 이 글이 나는 꽤 흥미롭고 신선하게 느껴졌다.


저자처럼 땅 위의 발견은 아니지만 나도 몇년 전 우연히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다가 누군가가 그날 할일과 앞으로의 다짐을 적어둔 포스트잇을 발견했던 적이 있다. 책 사이에서 발견한 포스트잇이라 얼굴도 모르는 이지만 다들 열심히 살아가고 있구나 혼자 생각했었다. 찰나의 순간일지 모르지만 권태로운 일상에서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고 나의 과거와 미래에대해 생각해볼 수있게 하는 매개체를 매일 발견하는 일은 특별한 일이다. 길위에 떨어진 리본모양 머리핀을 보고 연락이 끊겼던 친구를 떠올릴 수있고 초콜릿 속에 들어있는 장난감을 보고 내 어린시절을 떠올릴 수도 있다. 또 바닥에 떨어진 마른 낙엽을 보고 새삼스레 찾아온 가을이 반가워질 수도 있다.


'정말로 행복한 나날이란 멋지고 놀라운 일이 일어나는 날이 아니라 진주알들이 하나하나 한 줄로 꿰어지듯이 소박하고 자잘한 기쁨들이 조용히 이어지는 날'이라는 멋진 말을 했던 빨간머리앤처럼 작가는 길 위에서 줍고 모으며 누군가의, 무엇인가의 부분이었던 것들에게 자신의 순간들을 내어주었다고 말한다. 사연이 있는 것들을 바라보며 나의 순간을 겹쳐보는 것. 어렵지않고 소소한 그 행동에서 행복함을 느낄 수있다면 무엇이라고 정의내릴 수 없다하여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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