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경주

오늘은 경주 ㅣ 오늘은 시리즈
이종숙.박성호 지음 / 얘기꾼 / 2015년 7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는 나에게 경주는 그다지 가고싶거나 큰 의미가 있던 도시는 아니었다. 초등학교 수학여행으로 분명 경주를 갔던 것 같은데, 지금 그때를 떠올려보면 중간에 비가 왔다는 것, 비가와서 꿉꿉한 숙소에서 친구들과 놀았던 것, 숙소 지하에 노래방이 있었던 것 그런 것만 기억난다.^^;; (사진도 실내에서 찍은 사진밖에 없다. ㅠㅠ) 우리나라 삼국시대와 통일신라 시대를 배우면서 중요한 유적지들이 모여있는 곳이기에 모를 수없지만 그 유적지를 그냥 암기과목으로만 배우고 넘어갔다면 경주라는 도시에 느끼는 감정은 특별하지않을 것이다. 예전의 나처럼.

경주라는 도시를 잊어갈무렵, 근현대사가 싫어 세계사를 선택했던 내가 한국사에대한 관심을 가지게되었다. 수모당하고 아픈 역사를 간직한 우리나라의 과거를 현재를 살아가는 내가 알아야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근본이 되는 뿌리를 알고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조금씩 관심을 가지다보니 경주라는 도시에 가고싶어졌고 케케묵은 역사도시로만 생각했던 경주가 새롭게 다가왔다. 

<오늘은 경주>는 경주의 곳곳을 구견별로 나누어 문화유적지 등을 세세하게 설명하고있는 책이다. 읽기전에는 저자의 가벼운 여행에세이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많이 들어 알고있던 문화유적지부터 처음들어보는 곳까지 문화재해설사에게 직접 그곳의 유래나 스토리를 듣는 느낌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는 불국사, 석가탑, 다보탑 부터 누가 주인인지 알 수없는 천마총과 미추왕릉, 황남대총 등 23개의 무덤들이 있는 대릉원까지. 옛 선조들의 삶과 생활터전 등을 알 수있는 유적지들의 소개 및 유래까지 책 한권에 담아냈다. 또한 그 유적지에대한 히스토리까지 싣고있어 단순히 탑이나 절의 이름과 설명만이 끝이아니라 읽는재미가 쏠쏠했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화강암석이 아니라 검은 벽돌로 만들었고 왼쪽 전각의 북쪽 벽에 있던 천수대비 그림이 영험이 있어 유명했다는 분황사에는 희명의 다섯살 난 아이가 갑자기 눈이 멀어 희명이 아이를 안고 천수대비 앞에 가서 도천수대비가를 가르쳐주고 노래를 부르게 하자 아이가 눈을 떴나는 이야기가 전해져내려온다던가, 법흥왕이 불교를 공인을 할때 귀족들의 반발을 막기위해 이차돈의 목을 베는데 그 곳이 바로 백률사 자리였다던가 하는 그런 스토리말이다.

책을 읽고나니 경주에 더 가고싶어졌다. 그전에는 몰랐던 무슨 의미인지 몰랐던 탑들도 찬찬히 살펴보고싶고 옛 선조들의 삶을 느껴볼 수있는 그곳에 직접 서고싶어졌다. 다양한 역사적 문화서술만은 한 건 아니고 저자의 느낌들도 담아냈기에 이 책의 장르를 에세이라 해야할까. 암튼, 경주에대해 아주 깊이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알고싶거나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봐도 좋을듯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