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괜찮은 연이야

나는 괜찮은 연이야
이국주 지음, 양지은 글꾸밈 / 자음과모음 / 2015년 6월

나는 예능프로그램은 좋아하는 편인데도 개그콘서트나 코미디빅리그 등 이런 전형적인 개그프로그램은 본적이 거의 없다. 유행어 남발에 억지웃음을 유발하는게 거부감이 들어 안보는데, 우연히 한 예능에서 이국주를 보게되었다. 그때가 한창 김보성 흉내로 인기가 올라갔을 때 였던 것 같다. 여러명의 연예인이 나오고 미션을 수행하며 웃음주는 예능이었는데 되게 튀는 느낌이었다. 자기가 막 튀려고해서 튀는 느낌이라기보다 열심히하는 모습이 눈에 띄고 정말 웃겨서 튀는 느낌이랄까. 그때 배 아프게 웃었던 기억이 있어  그뒤로 이국주는 참 재밌는 개그우먼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있었는데, 그후 토크쇼에서 한번 더 보게되었다. 개그맨들은 다른 사람을 웃겨야하다보니 그렇겠지만, 과하게 다른 사람을 무안주거나 자신을 비하하며 웃기려는 경우가 더러있어 불편할 때가있다. 근데, 이국주는 토크쇼에서 조차 그런모습을 찾아볼 수없었다. 자기모습에대해 진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있는 것 처럼 보였다. 그래서 그저 웃기는 개그우먼이기 이전에 인간 이국주는 어떨지 궁금했다. 이 책을 읽은 계기는 이렇다.

사실 방송하는 사람들이 내는 책은 약간 인기빨(?)로 내는 형식적인 것도 없지않아 크게 기대하며 읽게되진 않는다. 이 책도 그랬다. 어디서 들었는데, 유명인들이 책을 낼때는 글을 쓰는 작가가 따로있다고 들어서였는지 책을 읽기전 기대보다는 '이 책 진짜로 이국주가 쓴거 맞을까?' 생각하며 읽었다. 저녁에 자기 전에 잠깐 읽다가 자려고 했는데, 반이상 읽고 생각했다. ' 이 책은 이국주가 쓴게 맞을 것 같다' 

전문작가가 쓴 책처럼 문장이 매끄럽거나 전반적으로 개연성있는 글은 아니지만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글로 담아낸 느낌이 든다.  자신을 진흙탕에서도 잘 자라고 큰 연꽃이라고 비유하는 그녀는 뚱뚱하지만 위축되지않고 당당하다. 또 다른사람에대해 유한 사람이라는 걸 책을 읽다보며 느꼈다. 

책의 내용은 사실 크게 깊이있는 편은 아니다. 춤을 좋아하고, 패션에 관심이 많고, 요리를 해서 남에게 대접하는 걸 좋아하는 진짜 자신의 모습과 자신의 주변인들의 이야기들. 티비에는 나오지 않는 자신의 일부와 생각들을 보여주고있다. 그러면서 오랜 무명시절에 남들의 상처주는 말을 극복해내거나 자격지심을 가지고 먼저 다가가지못했던 첫 연애의 에피소드 그리고 그 일들을 겪은 후 느낀 점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실제로 겪었기때문에 할 수있는 진심어린 조언들이 가슴에 와닿았다. 

어느 한순간도 방관하지 말자. 당신도 절대로 자신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말기를 바란다. 

무엇을 하든 어떻게든 다 연결고리가 되어 나에게 돌아온다. 

나 자신을 한번 믿어 보자. 무슨 일이든 일어난다. p.43

타인의 말은 살이 되는 조언만 받아들이고 다른 말은 과감히 잊을 줄 알아야 한다. 

스스로 끈기 있게 달려야 전진할 수 있음을 깨달은 날이다. p.176

솔직히 글만보면 자신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쓰는 거라 그랬는지 몰라도 큰 줄기없이 약간 중구난방같은 느낌이 든다. 친한 친구랑 수다떠는 것처럼 이 얘기도 했다가 화제가 옮겨지면 저 얘기도했다가 근데,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목적을 생각하면 이조차 나쁘지않았다. 이국주가 쓴 책을 교훈 얻으려고 읽는 사람도 있나. 개그우먼 '이국주'에 새로운 면을 보고싶어 읽는 책이기때문에 나는 오히려 너무 반듯하지않아 좋았다. 그리고 또 하나 좋았던 점, 책 사이사이에 이국주만의 개그(?)같은 게 실려있었는데 나랑 코드가 맞는지 막 웃으면서 봤다. ㅎㅎ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이 사람은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는 유쾌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었던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 방송가를 종횡무진하고 있는 이국주

그런 시기를 겪었기에 지금의 그녀가 있는 것 처럼 앞으로도 늘 한결같이 당당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개그우먼으로 오래가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