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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닦고
후지타 사유리 글.그림 / 넥서스BOOKS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티비 속 그녀와 책 제목이 어쩐지 안어울려서 동명이인인가 했다. 머리에 인형탈을 쓰고 4차원의 발언으로 톡톡튀었던 그녀가 이런 차분한 에세이라니
주로 한국에서 방송하며 있었던 에피소드 모음으로 가벼운 내용일 줄 알았는데, 읽으면서 이래서 사람은 한 모습으로만 판단할 수는 없구나 싶었다. 책 한권으로 그녀를 다 알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긍정적이고 솔직하고 깊이있는 그녀의 가치관과 삶의 스타일의 한 부분을 들여다 본 느낌이다.
미수다에 나오는 일본인으로, 식탐여행에서 독특한 리포터로만 그저 웃긴 방송인으로만 알았는데, 이토록 따뜻한 마음을 가진 여자일줄이야 ㅎㅎ 자칫하면 방송하는 사람들이 형식적으로 써내는 에세이로 그저그런 평을 받을 수도있었을텐데 진심어린 글과 부모님의 이야기를 담은 책은 반전매력을 톡톡히 뽐내고있다.
방송을 하면서 느꼈던 일들과 사유리 부모님의 가르침을 보면서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초등학교다닐 때, 한국인 한명없는 학교로 전학온 한국인 남학생에게 먼저 말을 걸다가 빠가(바보)라는 말을 듣고 아빠에게 말했더니 사유리의 아빠가 사유리에게 해준말은 "그 친구 나쁘네"가 아니라 "그 한국 친구 눈치가 빠르네. 네가 바보인 것을 눈치 챘으니까. 앞으로 친하게 지내"였다. 또 학예외때 무대에서 사라져 숨어있는 행동을 하고 공부에 흥미가 없는 사유리에게 장난감 상자를 여는 것 같은 재미가 있다며 기뻐해준 엄마가 있다. 성적이 좋지않아 미안하다는 말에 "어디서 낙하하면 낙오자가 되는 거지? 그런 선은 어디에도 없어. 우리의 삶만큼 수많은 선(길)이 있단다." 라고 말하는 긍정적인 어머니와 늘 그녀를 응원하는 아버지아래서 자란 사유리. 그녀의 편협하지않은 생각과 긍정적인 태도는 부모님으로부터 배웠겠구나 생각했다.
나와는 다른 이들을 인정하고,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일은 쉽지않지만, 행동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일은 아님을 다시한번 되새겨보는 시간이었다.
나는 누구보다 인간을 보고 싶었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영혼 구석구석에 닿고 싶었다. 이러한 사람들을 만나며 나는 역시 인간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느꼈고 미래를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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