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 - 장영희의 열두 달 영미시 선물
장영희 지음, 김점선 그림 / 샘터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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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우연히 접하게 된 장영희 교수님의 "내 생애 단 한번"을 읽고 단번에 에세이의 매력에 매료되었다. 소설도 아닌 에세이가 이렇게 재밌고 술술 읽힐 수도 있구나 하며 글을 잘쓴다는 것은 어렵고 전문용어로 채워진 으리으리한 문장들이 아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공감을 이끌 수있는 글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뒤로 장영희 교수님의 에세이를 몇권 더 읽었는데 2009년 암으로 타계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안타까워했던 기억이있다.
 
본래 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던 교수님이라 이번에는 영미시에 대해 소개하는 책으로 돌아왔다. 살아계시지는 않지만 추천사를 쓰신 이해인수녀님의 말씀처럼 하늘나라에서 우리에게 보내는 편지로 보고 추억할 수 있겠다싶어 읽게되었다.   
솔직히, 시를 읽는다는 것은 나에게 쉽지만은 않다. 짧은 문장에비해 함축어들이 많아서 여러번 반복하면서 읽게되고 그 의미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려 가끔은 부담스러울때가 있다. (아마 추측하건대 고등학교 때 시문학 공부했던 습관때문일수도ㅠ) 그래서 자주 읽지는 않는 장르인데 장영희 교수님이 쓰신 이 책에서는 시 하나도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게 간단한 해설과 이야기를 덧붙여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던게 참 좋았다. 때로는 미사여구 줄인 단문이 더 강하게 와닿을수도 있구나 했던 시간이었다. 예쁜 시도 많고 친구에게 적어주고싶은 시도 많았던 <다시, 봄>
 
몸이 많이 아팠기에 더 희망적인 시를 찾았다는 故장영희 교수님의 말은 아프지만 한편으로 어느순간에도 희망을 잃지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한다.
 
연금술
새러 티즈데일
 
봄이 빗속에 노란 데이지꽃 들어 올리듯
나도 내 마음 들어 건배합니다.
고통만을 담고 있어도
내 마음은 예쁜 잔이 될 겁니다.
 
빗물을 방울방울 물들이는
꽃과 잎에서 나는 배울 테니까요.
생기 없는 슬픔의 술을 찬란한 금빛으로
바꾸는 법을.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칼 윌슨 베이커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수많은 멋진 것들이 그러하듯이.
레이스와 상아와 황금. 그리고 비단도
꼭 새것만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오래된 나무에 치유력이 있고
오래된 거리에 영화가 깃들듯
이들처럼 저도 나이 들어감에 따라
더욱 아름다워질 수 없나요.
 
 
책 말미에 마지막 신문 인터뷰에서 교수님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죽음은 우리로 하여금 삶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가게 합니다. 라는 말. 아프지 않을 때는 생명의 의지와 투지를 잊고 살아가지만 몸이 아픈 환자들은 살고자하는 목적이 있기 때문에 더 적극적이고 밝게 산다는 것. 삶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아가야한다는 역설적인 뜻이 담긴 생전 인터뷰를 보니 늘 불평불만을 달고살았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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