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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파는 가게 있나요? - 어디를 가야 엄마를 살 수 있나요?
이영란 지음, 김장원 그림 / 시선 / 2014년 4월
평점 :
언뜻보면 아이들 동화책처럼 보인다. 사이즈도 그렇고 두께도 앉은자리에서 휘리릭 읽을 수있을 정도로 얇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말에 시선이 먼저 가던 <엄마 파는 가게 있나요?>
항상 곁에있을거라고만 생각해왔던지라 책을 읽으면서 기분이 이상했다. 누구나 엄마가 어렸을 때부터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잘아는 나이지만 무의식적으로 나는 그렇지않으니까 라고 생각하고있었나보다. 그러고보니 이번달 초에 동창회 모임으로 2박3일 놀라갔다오신 엄마의 빈자리가 참 컸던 기억이 떠올랐다. 고작 2박3일인 짧다면 짧은시간이었지만 엄마가 없는집은 어쩐지 조용했고 가족들이 다 제각각 방에 들어가서 자기할일만 했던 시간이었다. 왁자지껄 떠드는 일도 없었고 밥도 시간되는 사람 먼저 알아서 차려먹고 할 말만 하고 자기일에 바쁘던 그 2박3일이 지나고 우리집은 다시 시끌시끌한 집으로 돌아왔다.
이 책의 시작과 끝은 짧지만 강한 문장들이 있다. 그냥 공익광고처럼 지나쳐가면서 봤다면 별생각없었을텐데 책을 끝까지 읽고나니 오히려 마음이 더 쓰였던 문장 '엄마가 있는 세상 모든 행운아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단 한번이라도 엄마가 있어서 나는 행운아야 라고 생각해본적이 있었나? 생각보다 수행평가점수를 잘 받았을 때, 지하철오는 시간보다 늦게도착해서 지각할 뻔 했는데 그때 마침 지하철도 늦게와서 무사히 탔다던가 했을 때는 속으로 운이 좋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사소한 운보다 엄마가 있어서 행운이야 라고 생각해본적은 아마 없었던 것 같다. 그저 나에게있어 가장 큰 행운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건 아닌지.
책은 100명의 엄마와 딸을 인터뷰하고 그 마음을 담아 쓴 책이라고한다. 마흔일곱살부터 네살까지 모두 엄마가 필요하다. 길고 어려운 문장은 아니지만 엄마가 곁에있어 정말 감사하다는 마음이 드는 문장들
다만 이생에 대한 불만이 한 가지 있어요.
제가 죽어 다시 어떤 여인의 태 속에서
열 달 동안 살다가 나오기 전에는
절대 엄마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이에요.
그래서 그런가요?
저도 남들처럼 엄마를 가질 수 있는 다음 생이 기다려진답니다.
<인어공주> 동화를 읽었을 때는 정말 슬펐어요.
인어공주처럼 물거품이 된 엄마가 이미 이 세상 어디에도 안 계시다는 걸 알았거든요.
엄마한테 잘 하세요!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남겨두고 책은 끝이난다. 책을 덮고 들었던 마음은 이 책을 읽은 사람들 모두 그렇겠지만 '엄마한테 잘해야겠다!' 였다. 뭐 한 시간 후에는 또 금방 잊고 짜증내고 무관심해질지모르겠지만 나의 행운에 감사하며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말고 마음을 표현하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