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집 - 사부작 사부작 오월의 전주
이새보미야 글.사진, 박상림 그림 / 51BOOKS(오일북스)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언젠가는 꼭 가야지 마음먹고있는 전주여행 사실 작년에 혼자갔던 강릉이랑 두가지를 두고 고민하기도했었는데 결국은 바다가 있는 강릉이 이겨서 ㅎㅎ 잠깐 미뤄두고있는 여행지다. 그래도 미련이 남아서 얼마나 많은 블로그를 탐색했는지 여행한번 갔다온것처럼 익숙한 느낌이다 ㅎㅎ

 

누구랑 함께도 좋지만 혼자 더 가보고싶은 전주. 그런 인연으로 읽게 된 <전주시집>

제목만보면 시집(詩集)처럼 보이지만 읽다보면 금방 알수있듯이 4박5일간의 전주여행에세이다. 30대를 목전에두고 친구와 함께 전주여행을 떠나게 된 저자의 여정그대로 담아낸 책이기에 꼼꼼한 여행자의 노트를 살짝 훔쳐보는 느낌도 든다. 여행하는 곳과 간단한 감상 몇 줄 '전주여행가면 여기는 꼭 가봐야겠다' 체크하기도하고 여행하며 느꼈던 마음에 공감하기도했다.

 

우리 나이 또래는 그런 것 같다. 부딪치고, 한계를 느끼고, 조금씩 조금씩 내 손이 닿는 범위를 확정 짓게 되는 그런 시기. 더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더러는 일에 실패도 겪으면서, 좋아하는 것보다 해야 하는 것들에 기울기 시작하는 지점. 나는 그게 두려워 아직도 뭉그적거리면서 웅크리고 있는 게 아닐까. 좌초하기 싫어서 도전도 노력도 하지 않고. 오백 살의 나이에도 연둣빛 새순이 올라온 은행나무를 앞에 두고, 나는 조금 부끄러워졌다. p. 150-151

 



 

비교적 여유있는 일정이라 그런지 알려지지않은 전주 곳곳을 방문하고 전주영화제까지 관람했던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 책을 전주여행가기전에 읽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 책을 읽지못했다면 많은 사람들이 갔던 비슷한 코스대로 여행하고왔겠지 싶어서.. 누구나 가보는 관광지와 맛집을 방문하는 것도 좋지만 숨겨져있는 보물같은 곳들을 가보고 아직 많은 사람들 손을 타지않은 카페를 가보는 것도 신나는 일일테니말이다.

 

전체적으로 여행에세이 성격을 띄고있지만 여행지의 지도, 맛집, 숙소 등 간단한 정보도 같이 들어있다. 그렇지만 정보들이 매우 자세하게 나와있는것이 아니라 정보만을 위해서 읽는다면 부족할 수도있다. 그냥 참고정도만하기에 좋다.   


 

전체적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었던 에세이였지만 중간에 흘리듯 써내려간 저자의 감상들은 한두번씩 곱씹어 볼수있을만큼 가볍지만은않았다. 20대후반의 저자가 느꼈던 사회에서의 녹록지않은 삶과 하고싶은 것만 할수없는 현실에 대한 회의, 불안정함을 엿보며 나만 그런마음을 가지는게 아니구나하는 생각에 어쩐지 위로가되었다. 가끔씩 책을 왜 읽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때가 있다. 인생이 드라마처럼 바뀌는 것도 아니고 눈에 보이는 이득을 얻는 것도 아니니 차라리 이 시간에 써먹을 수 있는 공부를 하는게 낫지않을까 했었다.

 

아직도 책읽기에대한 이로움에대해 논리적으로 논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덮고나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건 공감에서오는 위로, 전주에서 매년 열리는 영화제에대한 솔깃한 정보(부산영화제말고 전주에서도 영화제가 열린다는 건 처음 알았다!! +_+), 책 속에서 소개했던 영화 <와이즈>를 꼭 봐야겠다고 혼자서한 다짐 등등 읽기 전과 읽은 후의 나는 나만 느낄 수 있을정도지만 분명 달라졌다.

그걸로 충분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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