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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워낙 유명한 고전이라 제목이 귀에는 익숙했는데 고전은 고리타분하고 어렵다는 생각에 차마 시도는 못해봤던 (^^;;) 책이었다. 아마 디카프리오 주연 영화 위대한 개츠비가 개봉하지 않았다면 아직까지도 내 관심 밖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한 여자만을 위한 한 남자의 순애보적인 사랑이야기 지금보면 어리석을 정도로 사랑밖에 모르는 남자주인공과 변덕스럽고 이기적인 여주인공으로 혀를 차며 봐야하는 통속적인 이야기일 수도있지만 그 시절의 배경과 개츠비라는 남자에게 가만히 시선을 맞추다보면 어느새 그 이야기에 빠져드는 것을 느낄 수있다.
사실, 책을 읽기전에 영화를 먼저봐서 읽는내내 자연스레 영화 속 인물들이 연상되었는데 원작과의 괴리가 큰 영화들에 비해 <위대한 개츠비>는 원작에 충실했는지 거의 책이랑 느낌이 비슷했다. ( 중요한 대사들은 실제로 영화 속에서도 나오고 책 속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상징물들도 영화 속에 그대로 등장한다. ) 물론, 책의 내용은 더 섬세하고 많은 것을 담고있다. 영화 속에서는 그냥 별 의미없이 지나쳤던 장면조차 책을 읽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들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다. 이를테면, 정신과 의사의 눈을 형상화한 광고판이라든지, 개츠비가 바라보았던 초록색 불빛같은 것의 의미가 단순한 장면이 아니라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영화 속의 개츠비를 볼때와는 다르게 책을 읽으면서는 호흡도 내 마음이라 순간순간 자꾸 여러가지의 가정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만약, 개츠비가 데이지보다 더 좋은 여자를 만났더라면, 닉 캐러웨이가 조지 윌슨에게 사실을 고백했더라면 결말은 해피하게 바뀌지않았을까. 생각해봐야 아무런 소용없는 가정들을 생각하며 단지, 사랑밖에 몰랐던 죄가있다면 열렬히 한 사람만을 사랑했다는 게 죄였던 개츠비가 너무 안타까웠다. 또 그의 장례식에서 그의 파티에 와서 즐겼던 많은 사람들은 한 사람도 오지않았다는 데 슬펐다. 닉 캐러웨이가 옆에서 바라 본 개츠비라는 인물은 어떤 시점보다 그를 잘 나타내주는 것 같다. 또 그 주변인물들에 대한 묘사까지 섬세해서 개츠비가 죽고 난 후 톰을 만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때, 톰이라는 인물에 대한 묘사도 참 구체적이다. 개츠비가 죽고나서 나중에 닉은 톰을 만나는데 그때 그가 묘사하는 톰과 데이지는 이기적이고 자신들은 하나도 손해보지않고 다른 사람을 파멸시키는 이기적인 인물들임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준다. 다른 인물들보다 닉 캐러웨이의 감정이 제일 공감되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