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지금 이 순간 - 행복한 꿈 사용설명서
하지원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2년 10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인 하지원, 여배우라는 호칭보다 배우라는 호칭이 더 잘어울려서 좋다. 예쁘고 인형처럼 생긴 외모뿐 아니라 연기를 할 때, 열정적인 모습과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신이 맡은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늘 보기좋아 마음 속으로 응원하고 있었는데 에세이집을 발표했다기에 꼭 읽어보고싶었다. 출간시기가 늦춰지길래 살짝 실망하고 있었는데 잊고있던 사이에 만나게 된 책은 처음보다 더 반가운 마음이었다.

드라마를 즐겨보는 편은 아닌데 이상하게 하지원이 나오는 드라마는 거의 다 본것같다. 일부러는 아니었는데 드라마를 선택하는 그녀의 감각도 그녀가 이 자리까지 오기에 큰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모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상관을 향한 절절한 연기부터 수많은 유행어를 탄생시킨 시크릿가든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거기다 여배우들이 꺼리는 액션까지도 망설임없이 도전하는 그녀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배우로 인정하는 계기가 되지않았을까 싶다. 보통 연예인들이 쓴 자서전은 너무 뻔한 내용이고 잡지의 인터뷰의 연장선인 경우가 많고 깊이가 없는게 대부분이라 실망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었던게 사실이지만, 읽으면서는 그런 생각을 잊어버릴 정도로 유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책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말그대로 자전적인 에세이다. 소소하고 진솔한 그녀의 이야기들이 담겨있고 중간중간에 사진도 배치되어있어 배우 하지원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소장할만한 가치가 상당한 것같다. 솔직하게 말하면 눈에 띄게 특별하고 쇼킹한 이야기들은 없지만, 흐뭇한 미소 머금을 수 있는 잔잔한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는 <지금 이 순간> 제목이랑 책이 참 잘 어울리는구나 싶다. 특별한 순간을 기대하기보다는 현재의 내 모습,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이 맡은 일에 열중하는 그녀와 이만큼 잘 어울리는 제목이 있을까.

배우가되기 위해 수많은 오디션을 치루고 정상에 자리에 선 그녀는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이건 비단 배우지망생들만 본받아야할 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있지않을까 하는 희망을 주는 기분좋아지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