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마음을 들여다보다 - 내 인생을 뒤흔든 명작 55편 깊이 읽기
이미령 지음 / 상상출판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인적으로 다양한 책을 형식적으로 소개하는 것이아니라 저자가 직접 읽고 감명깊었던 책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종류의 에세이를 좋아한다. 신문이나 잡지에 소개된 책소개는 어딘가 모르게 수박 겉햝기식 소개와 자극적인 줄거리로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는다면, 저자의 경험이 듬뿍 담긴 이런류의 책은 어쩐지 저자와 마주앉아 책에대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라 마음까지 사로잡는다.

 

그런 이유로 읽게된 이 책은 저자가 5년 동안 읽은 천 권의 책 중에서 골라낸 55편의 작품을 소개하고있으며 55편의 작품들은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어있고 크게는 6장으로 나누어져있다. 책에 대한 내용 뿐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들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하고있어 마음이 편안해진다. 대학에서 불교학을 전공하고 불교칼럼을 썼던 작가라 그런지 종교 특유의 차분함과 인생관을 가지고 있는 것같아 읽는내내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그런 걸 보면, 인간이란 녀석, 참 볼품없지요? 그리고 인간의 몸뚱이, 세포 하나하나는 저 혼자만의 철옹성이 아니라, 바로 이런 길고도 먼 진화의 선율에 섞여서 울려 퍼지는 하나의 음절에 지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내게 닥친 불행에도 조금은 의연해져서 숨쉬기가 가벼워집니다. p. 122

 

책에 대한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안에 곁들여 낸 작가의 경험담도 좋았다. 소소했던 일상을 일기처럼 써내려가기도하고, 후회되는 일을 반성하기도하고 책을 내기위한 글이아니라 혼자만의 진실된 독서일기를 훔쳐보는 것처럼 재밌고, 공감되었다. 또 하나 좋았던 것은 저자가 느꼈던 감정들을 나열하듯 배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생각해보게 묻는다는 점이었다. 평소에 그냥 지나치기 쉬웠던 세상의 일에대해 이렇다, 저렇다 결론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라는 질문이 생소하지만, 읽다가 중간에 곰곰이 생각해보기도하고, 이럴 수도 있었겠구나 하면서 주인공들에 대해 공감하기도 하면서 조금 더 폭넓게 책을 읽었던 것같다.

 

인간답게 산다는 건 어떻게 사는 것일까요? 윤리와 도덕을 회복하고 고결한 가치를 실현하는 삶? (중략)

인간이 뭐 별건가 싶습니다. 배고프면 밥 먹고, 목마르면 물 마시고, 졸리면 자고, 가려우면 긁고, 먹을 게 떨어지면 굶고, 맘에 드는 이성을 발견하면 달려가 흘레하고... 그러면 동물과 다를 게 뭐 있냐고 하겠지만 그렇다고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또 뭣이겠습니까? p. 104

 

물론, 55편의 책을 단한편으로 모든 것을 느끼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 하지만, 나중에 그 책을 읽게되었을 때, 방향을 잡아 줄 수있는 가이드라인이 되어줄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또 어떤 부분에서 공감하지 못하는 책일 수도 있고,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은 같은 책을 읽고 다르게 느꼈구나를 알 수도 있다. 요즘 힐링캠프라는 이름의 예능프로가 인기가 많은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대단하게만 느껴졌던 유명인이 나와서 진솔하게 자신의 고민거리와 경험담 등을 이야기하고 MC들은 또 그들 나름대로 그들의 고충을 들려주면서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는 과정에 오는 위로가 힐링이 되기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경험과 고백을 듣고 내 스스로가 예전의 경험들을 되새기고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