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그림 앞에 서다 - 그림에 비춰본 28가지 인생 이야기
이명옥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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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극히 평범한 사람인 나는 '그림을 본다, 그림을 감상한다'는 것은 꽤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해왔다. 작품감상이란 날짜를 정하고 신경써서 옷을고른 후 보기만해도 웅장한 느낌의 미술관에 들어가 벽에 걸려있는 비싼 그림들을 보는 티비에서 귀부인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러던 중 그림을 직접 그리는 건 어렵지만 (아직도 좋아하지않지만 ㅠ) 감상하는 일은 재밌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된 계기가 있었다. 고등학교 미술시간이었는데 무조건 과제를 내주고 평가하는 시간이 아니라 수업이 시작하면 티비로 미술작품들을 보여주고 선생님께서 그 그림을 그린 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비싼 작품이고 유명한 화가가 그린 그림이구나 하고 감흥없이 넘어갔던 것과달리 그림 속 이야기를 듣고 감상하는 것은 참 많이 달랐던 기억이있다.

 

 

 

아무생각없이 보면 괴기한 느낌까지드는 프리다 칼로의 작품들은 그녀의 인생을 잠시나마 들여다보면, 왜 철심을 박고있는 자화상을 그리게되었는지 알게된다. 큰 교통사고로 몇번의 대수술을 하고,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지만 잦은 외도로 정신적으로도 고통받았던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는지를 생각하면 갑자기 마음이 아파온다. 생의 마지막 일기장에서 그녀가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 처럼 쓴것처럼 그녀의 인생의 무게가 담긴 그림은 지금도 가슴 속에 선명할 정도로 남아있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그림을 눈으로 형식적으로만 감상하게 하는 것이아니라 28가지의 인생의 성찰에 대한 주제로 그림을 감상할 수 있게 도와준다. 현재 사비나 관장이자 미술학부 교수인 저자는 미술을 생각, 정서, 사상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능동적인 의미에서 미술작품을 바라볼 수 있게 독자를 안내한다. 또,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있는 일화들을 함께 실어서 내 주변과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 좋았다. 평소에 자주보지못했던 이색적인 작품들도 꽤 있고, 재밌는 일화들도 있어서 기분좋은 명상을 하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다는게 큰 장점이었던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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