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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황소
션 케니프 지음, 최재천.이선아 옮김 / 살림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요즘 가장 이슈가 되는 유명인사 이효리와 동물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제인구달이 추천한 것만으로도 관심이 갔던 <꿈꾸는 황소> 처음엔 <동물을 먹는 다는 것에대하여>와 비슷한 인문일반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황소입장에서 쓰여진 우화이다. 가볍게 읽으면 될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충격적이라 채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수 있었던 것같다. 평소에 제인구달이나 이효리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이긴했지만, 고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채식은 사실 마음에 와닿지 않았던 것같다. 부정적이기라기보다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바라보는 입장에따라 내용이 크게 달라짐을 느꼈는데, 황소의 입장에서 농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빠져보면 내가 황소였다면 이라는 생각에 몸서리쳐진다.
이 책의 주인공은 프랑스 말로 '존재'라는 뜻의 에트르라는 황소이다. 에트르는 이 농장안에서 유일하게 생각할 줄 아는 황소이다. 다른 황소들은 그저 사람이 주는대로 먹고 주어진대로 환경에 순응하지만, 에트르는 농장주인의 아들의 노래듣는 것을 좋아하고, 물가에 비친 자신을 알아차릴 정도로 지적능력(?)이 뛰어나다. 또 겉으로는 평화롭게만 보이는 농장이지만 에트르는 울타리밖의 자유를 갈망한다. 암소들과 살찐황소들이 들어가서 다시 나오지않는 자작나무 건물을 자유의 통로라고 생각하고있는 에트르는 암소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수송아지의 아빠가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자작나무 컨베이어에 들어가게되고 끔찍한 현실과 직면한다. 그곳에는 자유가 아닌 잔인한 학살이 벌어지고있다. 자신의 암소가 분해되는 과정을 지켜보게되고, 차마 덤비지못했던 검은 황소가 무기력하게 학살당하는 것을 바라봐야했던 에트르는 자신의 아들 송아지를 데리고 농장을 탈출한다. 하지만 결말은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입장에 따라 모든게 달라지지만, 사실 가볍게 읽히는 우화치고는 너무 충격적이었다. 농장주인의 입장에서 였다면 그냥 평화로운 일상에 갑작스러운 늙고 뚱뚱한 황소의 말썽과 사고 정도였을 것같은데, 황소입장에서 바라본 이야기는 숨이 막힐정도로 무섭다. 궁극적인 자유가 있을 것만 같았던 공간에서는 잔인하게 죽어가는 황소들이 있다. 황소들의 죽음은 단지 황소들의 죽음이 아니다. 곧 에트르의 미래이고 사랑하는 아들의 미래이다. 자작나무 건물에서 소가 도살되는 장면이 자세하게 묘사되서 그런지 감정이입을 하다보니 정말 무서운 느낌이었다. 솔직히 이 책을 읽고 바로 채식주의자가 될 수는 없을 것같다. 하지만, 채식에 대해, 고기를 먹는 것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있고 무분별한 육식을 자제할 수는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