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외출 - 낯선 공간이 나에게 말을 걸다
오영욱.하성란 외 지음 / 이상미디어 / 201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외출이라는 단어는 여행보다는 덜 설레이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조금 더 익숙한 느낌이다. 나가기까지 결심하기도 어렵지않고, 오래걸리지않기때문에 챙겨갈 것들도 따로 없다. 여행은 일정과 준비로 여행기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게되는 나에게는 아직까지 외출이 여행보다 가까우니말이다.

 

책에서는 소설가, 여행작가, 건축가, 정원전문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외출기다. 거창하게 짐을 꾸려 비행기를 타고 떠나야 있는 세계여행은 아니지만, 지하철을 타고 잠깐 시간내어 들릴 수 있는 자신만의 추억의 공간들을 소개하고있다. 잠실경기장부터 설악선관광호텔까지 자신이 있는 공간이 그저 편안하고 좋으면 그만이다.

 

누구에게나 그런 곳은 있지않을까. 마음을 잠시 정리하고 싶은데 여행을 가자니 부담스럽고, 그냥 잠시만 집은 아니지만,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하고 기분전환도 될 수 있는 곳. 누군가에게는 예쁜 커피숍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울창한 수목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카페는 질투나 탐욕, 과잉된 감정들의 응어리를 풀어주기도한다.

카페에서 나는 어리고 순한 양이 된다. 우리는 일터 혹은 학교에서 강요받은 두뇌활동이 아니라 그저 순전히 여유, 느리고 멍한 사색, 일상에서 결핍된 정서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카페를 찾는다. p.143

 

그런 나만의 외출공간이 나에게는 집에서 딱 1시간 걸리는 대형서점이다. 혼자가도 어색하지않고, 책도 많고 잠시서서 읽어도 아무도 눈치주지않고 지하에는 아기자기한 예쁜 소품까지 파는 곳이라 혼자가서 이것저것 구경하다보면 마음이 참 편안해지고 매년 초에는 새로운 기분으로 다이어리 까지 구입해오면 시작할 용기같은 게 생긴다.

 

내 방 말고 나만의 비밀스러운 아지트를 만든다는 것은 쉽지않지만, 그래도 마음붙일 곳 하나 둘 찾다보면 나에게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책은 이렇게 각기 다른 직업의 사람들이 자신만의 사색의 공간을 소개하고 그냥 장소 소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가서 느꼈던 감정들을 풀어놓는 이야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