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열두 남자

일 년에 열두 남자
마르티나 파우라 지음, 송소민 옮김 / 갤리온 / 2007년 9월

일년에 열두 남자 제목부터 눈길을 확 사로잡는 책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케이블에서도 방영되고 있는데, 원작은 독일의 작가가 쓴 이 소설이다. 별자리 별로 12명의 남자를 만나서 성칼럼을 쓰는 주인공과 그들의 유쾌하고 발칙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목에서 어느정도 예상했지만, 내용은 그다지 무겁지않고 유머스럽기까지하다. 물론, 중간 중간에 부모님의 불화, 친구 탄야 부모님의 죽음 등 갈등이 있긴하지만, 대체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여성잡지에 점성술 칼럼을 쓰는 일을 하고있는 주인공 피아가 남자친구와의 이별을 한 후 별자리 별로 12명의 남자를 만나며 그 이야기를 칼럼으로 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고지식한 전 남자친구만 바라보던 피아는 12명의 남자들을 만나면서 인생관자체가 조금씩 변하는 것을 느낀다. 또 세상에는 다양한(?) 남자들이 무척 많음을 느낀다.

감정적 소유를 거부하는 물병자리남자, 도무지 주관이 없는 물고기자리 정원사, 열여자 마다하지않는 수영코치 양자리남자, 배관공 황소자리, 좌충우돌 연극배우 쌍둥이자리남자, 아내와 사별하고 말괄량이 딸을 키우고 있는 게자리남자, 변태 CEO 사자자리남자, 회계사라는 직업이 그렇게 어울릴 수 없는 처녀자리남자, 끈질긴 변호사 천칭자리남자, 그녀를 만나기위해 자전거를 훔친 전갈자리 남자, 마지막으로 그녀의 새로운 남자친구가 된 사수자리남자까지 그들을 만나며 그녀는 자기가 그동안 연애에 있어서는 우물안개구리었음을 깨닫는다.

또 주변인물들의 변화, 이를테면 부모님의 불화와 아빠가 나이어린여자와 바람이 나고, 엄마도 젊은 남자와 바람이 났다고 생각했는데, 두 사람의 진심 알게되는 과정, 독특한 친구 탄야와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폭넓게바라보게된다.

파격적인 소재를 통해 유럽 전역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는 이 소설은 개방적(?)인 눈으로 읽으려고해도 문화적차이가 너무 잘 와닿는다. 소재자체는 독특하고 흥미로웠지만,  남녀가 진지한 만남을 가지며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아니라 어떤 목적을 가지고 만나 ' 이 사람을 이랬고 고로 이 별자리 남자는 이렇다' 라는 식의 에피소드는 너무 편협적이고, 유치하기까지하다. 또, 중간 중간에 부모님과 친구의 일화로 가족의 소중함, 우정 등을 위해 넣었던 에피소드 또한 너무 약하고 공감하기 부족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