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또롱 아래 선그믓

배또롱 아래 선그믓 - 옛이야기 속 여성의 삶에서 페미니즘을 읽다
권도영.송영림 지음, 권봉교 그림 / 유씨북스 / 2019년 11월

올해 가장 뜨거웠던 화제가 된 이슈 중 하나는 페미니즘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왜 논란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한창 논란이 되었던 <82년생 김지영>이 영화로 개봉하였고, 다양한 곳에서 여성들이 주체로 목소리를 높였다. 나는 조금 느린 사람이라 아직 그것을 잘 따라가고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것들에 새롭게 눈을 뜨고있다. 하지만 너무 극진적인 주장은 많은 사람들을 포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고있는데,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옛이야기와 현대의 상황을 접목시켜 '주체로서의 여성'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나간다. 옛이야기와 그에대한 해석, 과거의 그 이야기가 나오게 된 배경 그리고 현재 우리의 상황을 같이 보여준다. 옛이야기는 그답게 선과악이 분명하고 극단적이며 지금의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과거의 문화와 배경이 반영 된 이야기라 생각하니 어쩐지 씁쓸하다.

열녀로서 남편의 죽음을 따라가는 아내, 효부로서 남편이 죽었지만 끝까지 시아버지를 평생 모시는 며느리, 자신을 박해하는 남편을 끝까지 사모하고 용서하는 정숙한 아내,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의 잔인함은 과거일 뿐이라 하기에는 최근 본 드라마에서 남편이 사고로 죽자 장례식장에서 슬퍼하는 며느리에게 시어머니가 '너가 남편을 잡아먹었다 여자를 잘못들여 내 아들이 죽었다.'고 표독스럽게 외치던 모습이 떠올랐다. 

주체로서 여성의 삶은 무엇이고, 우리가 지향해야하는 시대는 어떤 것인지를 생각하며 읽었는데, 생각할 수록 어렵다. 지금은 과도기를 지나고 있는 시점이라 쟁점이 되는 부분은 옳고 그름을 따지기 쉽지않아 혼란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뜨겁게 발화되는 여러 주제들을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을 것 이다. 어디선가 읽었던 책에서처럼 역사는 더디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