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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의 사회학 - 동물학대 연구는 왜 중요한가?
클리프턴 P. 플린 지음, 조중헌 옮김 / 책공장더불어 / 2018년 8월
평점 :
동물학대는 가정폭력의 지표일 수 있으며, 가해자의 상당수가 가정폭력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여성을 학대하는 이는 가정 내 반려동물 역시 학대한다는 연구자들의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p.15)
더 작고 힘없는 존재를 학대할수록 다른(인간 또는 동물) 생명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는 더 쉽게 무시할 수 있다.(p.22)
동물학대가 큰 문제가 되지 않고, 동물학대가 끊이지 않는 것은 인간이 누리는 지배적 지위 때문이다. 동물은 체계적인 차별과 착취의 희생자면서 자신을 위해 스스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유일한 존재이다.(p.38)
락우드와 처치(Lockwood and Church, 1998)는 연쇄살인범의 36퍼센트가 아동기에, 46퍼센트가 청소년기에 동물을 죽이고 고문한 적이 있음을 보고했다. 성범죄자 또한 동물학대 경험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p.61)
올해의 나의 독서 목표는 다독을 하기보다는 관심있던 비문학 분야의 책을 여러권 읽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동물권의 책들을 많이 읽고 싶었는데 계획했던 것보다는 당연히 많이는 못읽었고 한 해가 끝나가는 지금 생각해보면 실천하고 싶었던 것도 좀 미진했다. 그래서 여름에 구입했던 이 책은 10월이 되기 전에는 꼭 읽고싶었다. 제목만봐도 느껴지지만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번역서이기도 하고 여러 이론들을 정리해놓은 거라 문장이 딱딱할 수 밖에 없다. 다만 두께가 부담스럽지않고 이론을 최대한 간략하게 요점만 정리해주기때문에 일반인이 읽기에 이해하기 아주 어려운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에도 뉴스에서 볼 수있는 동물학대 사례들이 많다. 자기가 고양이를 싫어한다는 이유만으로 길에 사는 고양이를 내팽개쳐 죽이고, 태어난지 얼마 안된 새끼강아지를 뜨거운 물을 넣은 자루에 담아 버리는 등의 잔인한 학대는 끊임없이 일어난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는 것을 배우지만 너무나도 쉽고 당연한 그 문장은 실생활에서는 적용되지않는다. 동물을 잔인하게 학대해도 법적 처벌은 미미하며 동물은 재산으로 간주되기때문에 소유자가 동물을 학대해도 그 동물은 학대자의 소유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동물학대를 막고자하는 사람들은 무력해진다.
이 책에서는 동물학대의 연구의 중요성을 줄기로 잡고 다양한 이론으로 이를 설명하고 있는데, 독특한 점은 동물학대를 단순히 정신적인 병리학 문제로 보지않는 다는 것이다. 또 동물학대와 젠더문제의 연관성을 살펴보면서 타자를 강압적으로 통제 지배하려는 목적이라는 공통점이 있음을 밝힌다. 마찬가지로 아동학대도 이와 무관하지않으며 우리는 다양한 이론들을 살펴보면서 단순한 동물학대 연구에서 끝낼 것이 아니라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된다. 실제 사례들로는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사회복지대학 학사후과정에는 동물학대 프로그램이 개설되어있고 덴버 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에는 동물매개사회복지 수료과정이 있다. 처벌 또한 강화되어야겠지만 학습 또한 중요한 해결책 중 하나가 됨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동물학대에 대해 다수에게 호소할 때, 많이 쓰이는 논리는 동물에대한 학대는 동물에게만 그치지않고 나아가 인간에게도 행해질 수 있음을 주장하는 것인데, 저자는 동물학대를 연구해야하는 궁극적인 이유가 인간에게 나쁜 행동을 할 수 있기때문에 관심을 기울여야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른 생명에게 학대를 저질렀기때문이라고 말한다. 사실 이 논지가 신선했다. 처음의 논지를 깊이 살펴보면 동물학대를 그 자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도 위험이 될 수 있기때문에 연구해야되는 이론이 되는 것인데,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은 동물학대 그 자체만으로도 문제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기때문이다.
여러가지 연구결과와 이론들을 통해 동물학대에 대해 넓게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되었다. 하지만 다양한 이론들이 있어 서로 상반되는 이론도 있고 내가 느끼기에는 현실적으로 볼 때, 너무 이상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그렇지만 거시적인 시각으로 사회적인 현상으로 이해하는 것은 다양한 관점에서 해결책들이 제시 될 수있기때문에 많이 중요하다. 더불어 강압적인 젠더문제까지 생각해 볼 수 있다. 감정적인 글과는 또 다른 느낌이라 동물권에 관심있다면 읽어볼 만한 책이라 추천하고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