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두 번째 이름, 두부 - 유기견 출신 두부의 견생역전 에세이
곽재은 지음 / 시드앤피드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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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몽실한 헤어스타일을 한 하얀 믹스견 두부는 강아지 용품 편집숍 '바잇미'의 CEO(?)이다. 작년 겨울 나도 우리 강아지 겨울옷을 사주었던 곳으로 기억하는 이 곳은, 쇼핑몰의 마스코트인 둥그런 강아지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요즘은 강아지 용품 온라인샵도 셀 수 없이 많지만 그 곳이 다른 샵과 달리 독특한 점은 'BUY 2 GIVE 1' 캠페인을 하고있다는 것 이었다. 2개의 간식을 구매하면 1개의 간식을 유기동물에게 기부하는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는 곳이라 소비자의 지갑이 더 쉽게 열린달까. 두부는 지금 무지개 다리를 건너 없지만, 이 책은 두부의 보호자가 미국 유학시절 유기견 보호소에서 한 쪽눈이 없는 두부를 만나 서울에서 애견쇼핑몰을 시작하기까지, 두부의 시점, 엄마의 시점(보호자의 입장)으로 쓰여진 책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지만 한 강아지를 사랑하는 보호자의 마음은 절대 가볍지않다. 


처음 주인에게 버림받고 눈을 다쳐 적출수술은 한 두부는 두번째 엄마인 저자를 만났을 때, 쉬운 강아지는 아니었다. 까칠하고 많이 짖고 불리불안증도 있었다고 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강아지의 문제 행동을 보면 인내를 하며 고쳐나가기보다는 파양을 한다. 시간을 들여서 행동교정을 하는 것 보다 합리화를 되면서 더 이상 강아지를 포기하는게 더 쉽고 덜 귀찮으니까. 하지만 저자는 두부를 포기하지않고 끊임없는 애정과 믿음을 주면서 끝까지 두부와 함께한다. 나도 십년째 강아지를 키우고 있지만 외국에서 한국으로 데리고 오고, 결혼을 하면서도 자신이 키우던 개를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은 별 거 아닌 것 처럼 보이지만(당연한 것 이지만) 사실 정말 대단한 것이다. 안타깝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이사하면서, 결혼하면서, 아기를 낳아서 키우던 반려동물을 파양하고 버리는 경우가 너무나 흔하기때문이다. 


두부의 시점이지만 애정이 듬뿍 담긴 에피소드들은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때로는 독자를 울컥하게 한다. 만약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다면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을 것 이다. 키우기 전이라면 강아지와 함께하는 현실적인 삶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겠다. 또한 우리주변의 유기동물에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볼 수있을 것이다. 나 또한 개를 키우기 전과 후가 많이 달라졌다. 일부러 관심을 가진다기보다 시야가 저절로 넓혀진다고 해야할까. 따뜻한 방석과 이불을 좋아하는 우리집 개를 보면서 추워지는 겨울 찬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밖에서 자는 동네 복실이가 생각나고, 산책이라는 단어만 나와도 방방 뛰는 우리 강아지를 보면서 밭 한가운데 1m도 안되는 줄에 묶여서 사계절을 사는 누렁이가 자꾸 마음에 걸리는 것. 아마 저자도 그런 마음에 유기견을 떠올렸을 테고, 쇼핑몰의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을테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반려동물로 인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유기동물이나 학대받은 동물들도 점차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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