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건 아이가 6살 때의 일이었어요. 이어지는 편지에는 아이와함께했던 스무 해가 오롯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긴 글을 읽어나가는데 점점 안심이 되더라고요. 아이는 갈등한다는 내용의 글이었는데, 여전히 자기 마음을 정할 수 없어 갈팡질팡한다는 호소였는데, 저는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관계할 줄 아는구나, 주체적으로고민을 하고 있구나, 너는 결국 너의 길을 창조해내겠구나, 이런 믿음이생겨서였죠. 그거면 되는 것 아닐까요? 

내 아이의 이름이 신문에 나지않아도, 엄청난 부자가 아니 되어도, 저렇게 자기 인생을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하고 한 걸음씩 걸어나갈 능력을 길러낼 수 있다면, 그거면 된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어차피 4차 산업혁명 이후의 삶은 엄마들도 모르는세계이니까요. 우리 아이들이 만들어가고 책임지고 견더내야 할 세상이니까요. 그 세상을 만드는 우리 아이들이 혼자만 독불장군처럼 살겠다는 3세대적 개인이 아니라, 나도 살지만 너도 살리겠다는 4세대적 공존의 마음과 능력을 가질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우리 엄마들의 육아는 성공한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우리, 결과에 연연하여매순간 아이와 나를 킬링하는 모성 실천은 그치기로 해요. 그리고 서로성장하는 가운데 힐링을 경험하는 엄마, 4세대 엄마가 되는 연습을 함께해보죠. 아이와도, 남편과도, 동료 엄마들과도, 지역사회 구성원들과도서로 격려하고 서로 연대하면서, 서로 힘을 주고 서로를 건설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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