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할일이 있기 때문에 그 일에 열정을 나누는 엄마, 그래서 아이들에게 올인하지 않는 엄마가 적당한 엄마입니다. 그렇다고 내팽개치는 엄마는 아니죠. 그 정도를 외면할 사람은 아닌 엄마잖아요. 정 급할 때 어른으로서,
보호자로서 책임지고 개입해줄 수 있는 엄마가 적당한 엄마입니다. 사실 이 적당함은 참으로 귀한 덕목인데 체득하기가 어렵죠. 갓 결혼하고서 요리란 것을 처음 해보던 당시에 가장 난감한 표현이 ‘양념 적당량이라는 것이었어요. 도대체 몇 스푼을 넣으라는 것인지, 과학적이지 않은옛 엄마들의 음식 방법에 짜증도 냈었죠. 그러다 알게 된 거예요. 그 적당함은 결코 추상적으로 배울 수 있는 이론적 지식이 아니란 것을요. 한번 넣어보고 ‘아, 짜구나‘ 다음에 넣어보고 ‘아, 싱겁네‘ 이렇게 자꾸 실패하고 경험하면서 비로소 ‘적당량을 알아가는 거죠. 무한히 반복하다 보면 손이 기억하잖아요, 그 적당함을. 결국 적당한 엄마도 매뉴얼만으로는 알 수 없는 모성이죠. 내 아이에게 적당함이란 아이와 함께 계속 실험하고 겪으면서 깨달아 가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