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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평점 :
아니, 내 마음대로 시간의 흐름을 찾아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몇 번이고 더 읽고 싶은 소설이다.
내용을 다 알더라도 몇 번이고 읽으면서 다시 생각하며 즐기고 싶다.
마치 우주 알이 그러하듯이.
소설 속의 갈등과 각 인물의 심리, 대처를 보면서 나는 이런 갈등의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할 것인지 생각해보기도 하고,
각 인물이 되어 이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짐작해 보기도 하면서 아주머니한테 화가나다가도 내가 내 자식을 잃었다면 형량을 채우고 나왔다는 이유로 죄값을 치뤘다고 인정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어렴풋이 그 행동이 이해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에게 한웅큼 죽은 자식을 변호하다가 거짓인게 들통나는 부분에서는 소름끼치게 뻔뻔하다고 느꼈다.
(이 부분을 읽을 때는 마치 내 앞에 아주머니가 앉아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현실감있었고 몰입되었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소설을 잘 읽지 않던 나로서는 선과 악에 대해서, 속죄와 용서에 대해서,
사실과 진실에 대해서 등등 어쩌면 어려운 말로 풀어낸 전공서보다 그에 대해 생각을 던지는 소설 한 편을 읽는 것이 나만의 관점을 가지기에는 더 훌륭한 소스라는 생각이들었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을 시작으로 다양한 한국문학을 읽어보고 사유해야겠다.
우주 알이 몸에 들어오면 이런 점이 참 안 좋아. 왜냐하면 어떤 만남이 어떻게 끝이 날지 뻔히 보이거든. 그런데 어떤 관계의 의미가 그 끝에 달려 있는 거라면, 안 좋게 끝나는 관계는 아예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하는 걸까? 그 끝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아무리 아름답고 행복하다하더라도? -p87
너를 만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다시 겪으라면, 나는 그렇게 할 거야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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