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입문 니체 아카이브
베르너 슈텍마이어 지음, 홍사현 옮김 / 책세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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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내가 많이 사랑하는 철학자이다. 그의 철학을 사랑하게 된 지도 수년이 흘러서인지 원전들을 비롯하여 니체에 관한 연구서와 영상매체들도 많이 보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내 전공도 아닐뿐더러 아직 미흡한 부분도 많고 이상하게도 니체 철학은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봐도 지겹지 않고 깊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비슷한 내용을 다루는 서적도 여럿 읽었다. 이 책도 니체 입문서이므로 니체 철학을 개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익히 알던 내용이지만 정리되는 기분도 들고 유익했다. 다만 초반에 문헌적인 내용은 좀 지루했고 가독성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그래서인지 사놓고 절반 정도 읽고 몇 달 방치해두다가 얼마 전에 다시 읽었다.

여기서 니체 철학에 대한 내 관점을 죄다 얘기하기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으니 지금 생각나는 화두를 중심으로 몇 자 적고자 한다. 니체에게서 나는 “삶을 사랑해야만 한다”라는 철칙을 하나 얻었다고 생각한다. 그 철칙을 도스토옙스키 소설을 읽으며 현실화하였다. 나는 여기서 사랑을 스피노자의 생각에 공감하여 일종의 인식으로 여겼다. 무언가 인식하고 인정한다는 것 그것이 곧 사랑이다. 그렇기에 운명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여겼다. 그래서인지 그렇다면 삶의 고통을 그냥 감내하라는 거냐? 라는 질문에 인식의 뜻이 그것이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명쾌히 반박하지는 못했다. 인식하는 것이 사랑에 포함되기는 하지만 인식과 인정으로는 사랑을 다 표현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우리는 그저 상대방을 인식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 사람을 동정하는 것으로도 그치지 않는다. 사랑하면 잘해주고 사랑스럽게 만들어주고 싶기 마련이다. 여러 서적에는 운명이라고 표현되어 있지만 나는 삶이라고 치환하는 그것, 그것을 사랑해야만 하는 것은 단순히 인식하는 것에 더하여 잘해주고 사랑스럽게 사랑받을만하도록 계속 가꾸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전적으로 그 사랑스러운 삶을 느껴야 한다. 생각에만 갇히면 그저 변증법일 뿐이다.

여러 철학자의 내용을 머릿속에서 뒤섞다 보니 중구 난방한 면모가 있어 부끄럽다. 삶을 더 사랑하고 더 느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봐야겠다. 이 사람을 보라, 죄가 있는가, 죽여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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