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울 - 2013 브라티슬라바 국제원화전시회 황금사과상 수상작
노인경 글.그림 / 문학동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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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아버지라는 말이 통용되는 이유 중 하나는 IMF에 직격탄을 맞은 가정이 많기 때문일지 모른다. 자수성가해 꿈에 그리던 내 집 마련을 한지 얼마 안 되어 그 집을 되팔아야 했던 우리 아버지는 IMF 이후 성격이 많이 바뀌셨다. 하루 아침에 사장님에서 구직자가 된 아버지의 삶이 어땠을지 우리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어렸을 적 가부장적이고 엄격했던 아버지는 사업 실패 이후 바뀐 삶에 맞춰 유연한 성격이 되었다. 그쯤 아버지를 만난 사람들은 아버지에게서 사장님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10대 시절 부모를 여읜 아버지는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셨다. 그러면서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미안하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셨었다. 자식들에게 그런 아버지의 삶은 불행하게만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 내가 결혼을 하고 부모가 되어보니 아버지의 그 시간들은 얼마나 치열했을까 돌아보게 된다. 지켜야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이 아버지의 삶을 이끌었고, 결코 불행하지 않았을 거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자식은 부모의 눈물을 먹고 자란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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