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과 오해
E, Crystal 지음 / 시코(C Co.)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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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읽는 내내, 이따금씩 숨을 멈칫하게 만들거나, 한동안 나를 사색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내가 그 동안 옳은 것이라고 믿고 있던 나만의 생각들, 나만의 기준들이 정말 제대로 된 진실이 맞는지 의문을 갖게 하였습니다. 혹시 어느 한쪽에 치우친 나만의 판단오류로 진실을 바라 보지 못하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게 되는 일들이 많았던 것은 아닌지 반문하게 되었습니다. 분몀히 내 판단이 옳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면 그 판단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것을, 그 사람을 오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일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스토리를 찬찬히 들여다보다보니, 어쩌면 나도 누군가와 함께 얽히고 섥혀서 서로 앞에서는 말하지 못하는 각자만의 오해와 그러한 비밀들을 꼭꼭 품속에 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누구나 비밀이 필요할 수 있고, 누구나 비밀을 안고 살아가지만 비밀 속에 오해와 어두운 그림자 같은 생각들이 뒤엉키게 될 때, 자칫하면 그 것이 암흑의 구덩이 같은 존재가 될 수 있고 그 구덩이 속으로 누군가를 빠뜨리게 될 수 있다는 것. 막연하게 항상, 살아오던 대로 살아가기 보다 혹시 내가 나만의 구덩이를 파놓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고 싶을 때, 이 책의 주인공들을 통해 그 이야기속으로 한번 빠져들어가 보는 것도 좋은 시간이 되어줄 것이라 여겨집니다. 흔하게 다루지 않는 소재와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책을 쓰신 작가분의 풍부한 감수성과 표현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살아가면서 엮이게 되는 인간관계들 속에서 느끼게 되는 다양한 감정들, 그리고 '비밀과 오해' .... 사람의 복잡미묘한 감정에 대해,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딘지 모르게 답답함을 느껴본 적이 있는 분들도 한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소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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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에 남는 문장 ]

p. 233

‘처음엔 그저 장난같이 시작하는 거야. 뭔가를 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딱히 꼭 잡으려는 것도 아니야. 그저 그런 기분으로 열심히 구덩이를 파. 그리고 그 입구를 나뭇가지와 잎을 얹어 그럴싸하게 감추는 거야. 그리고 나선 제법 잘 만들었다고 스스로 대견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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