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추억으로 가는 당신 - 한국가요 100년, 주옥같은 명곡들에 얽힌 이야기
주현미 글, 이반석 정리 / 쌤앤파커스 / 2020년 5월
평점 :

<미스 트롯> 이라는 트롯가요대결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면서, <미스터 트롯> 이라는 후속작도 꽤나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제는 트롯을 부르는 가수들의 연령대도 예전과 다르게 많이 젊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태권도선수였던 분이 미스터트롯에서 열창을 선보이고 노래와 동시에 태권동작까지 선보이면서 크게 주목받고, 유명 대기업 전자제품광고 CF 까지 섭렵한것을 보았습니다. 가수 장윤정씨와 홍진영씨를 기점으로 빠르게 젋은층까지 팬층을 두텁게 만들기 시작한 '트롯'이라는 장르는 이제 국민가요 장르가 되어버린 것 입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트롯의 여왕이라고 하면 '주현미'씨를 빠뜨릴 수 없을 것 입니다.
가수 주현미씨는 어릴 적 아버지 손에 이끌려 모창대회에서 최우수상도 받았었고, 중학교시절에는 작곡가에게 노래 레슨까지 받으면서 가수를 꿈꾸었지만 어머니 반대로 시작을 못하게 된 이력이 있다고 합니다. 그 이후에는 공부에만 집중하여 나중에 약국을 개업하게 되지만, 쌍쌍파티라는 앨범을 발표하게 되면서 가수로 데뷔하게 되면서 결국 가수라는 꿈을 이루게 되었다고 합니다.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당시하루 평균 1만 장이 팔려나갔다고 하니 그 당시 주현미씨가 직접 느꼈을 기쁨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것이라 여겨집니다.
이 책을 통해서 주현미씨는 한국가요 100년 사를 노래함과 동시에 자신의 음악 인생을 들려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현미씨는 철들기 전부터 노래를 불러왔는데, 그때 따라 부른 노래들이 어떤 사연을 갖고 있는지도 모른 체 따라불렀지만 언제부턴가 그 노래들이 품고있는 사연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주현미씨가 궁금해했던 트롯 명곡들의 숨은 사연들이 하나하나 빼곡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작사가,작곡가분이 어떤 계기로 그 노래를 짓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있었습니다. 사실 노래라는 것이 그저 상상으로만 지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되었으나 이 책을 읽으며 느낀것은 ' 단연코 많은 분들의 심금을 울린 노래가락들이 그저 아무 연유없이 탄생된 곡이 아니구나, 그랬기에 그 당시 많은 분들을 감동시켰고, 또한 눈뭇짓게 했구나 '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래마다 실제 누군가의 사연을 토대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았던 것 입니다. 그래서 더욱 많은 분들의 가슴에 큰 울림이 되었고, 그 만큼 오래오래 사랑받고 있는 곡도 많은 까닭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에서는 소개하는 노래를 들어보려면, 간편하게 QR 코드를 앱에 인식시키면 됩니다.
자연스럽게 한두번의 클릭만으로 바로 노래를 들어볼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저는 이책에 소개된 노래들의 가사가 너무 좋았습니다. 마치 한 편의 '시' 와 같은 느낌이 들어서 눈으로 가사를 천천히 음미해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울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각 노래마다 애달픈 사연들을 하나하나 읽어보면서, 노래의 힘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한번 깨닫고 느끼게 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사라고 느꼈던 노래의 가사를 아래에 적어봅니다.
* 노래제목: 직녀성 (1941년 발표)
낙엽이 정처 없이 떠나는 밤에
꿈으로 아로새긴 십년기
가야금 열두 줄에 시름을 걸어놓고
당신을 소리쳐서 불러본 글발이요
오작교 허물어진 두 쪽 하늘에
절개로 얽어놓은 견우직녀성
기러기 편지 주어 소식을 주마기에
열 밤을 낮 삼아서 썬호은 글발이요
시름은 천 가지나 곡절은 하나
정 하나 잘못 주어 헝클은 꿈아
달 한 쪽 걸어놓은 북방길 아득한데
냉수를 기름 삼아 빗어본 참빗이요
이 노래는 견우와 직녀의 슬픈이야기를 떠올리게 하고 애달픈 님 향한 간절함이 느껴지는 노래라고 합니다.
-----------------------------------------------------------------------------------------------------------------------
* 노래제목:강남달 (1929 발표)
강남달이 밝아서 님이 놀던 곳
구름 속에 그의 얼굴 가리워졌네
물망초 핀 언덕에 외로이 서서
물에 뜬 이 한밤을 홀로 새울까
멀고 먼 님의 나라 차마 그리워
적막한 가람 가에 물새가 우네
오늘밤도 쓸쓸히 달은 지노니
사랑의 그늘 속에 재워나 주오
강남에 달이 지면 외로운 신세
부평의 잎사귀에 벌레가 우네
차라리 이 몸이 잠들리로다
님이 절로 오시어서 깨울 때까지
--
이 노래는 우리 가요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노래라고 합니다. 19세기말 갑오개혁이후 신분제는 폐지되고나서 사람들의 의식속으로 이 노래가 파고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노래는 여자들이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을 천하게 생각하던 시절에 <신여성>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
화려한 기계음으로 가득차고 직설적이고 뾰족한 느낌이 드는 요즘의 대중가요와 다르게 서정적이고 따뜻한 옛 노래의 감성을 느껴보고 싶다면,이 책과 함께 흘러간 옛노래, 흘러간 우리나라의 대중가요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는 음악 여정을 시작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책 곳곳에 그려져있는 아름다운 꽃그림들과, 따스한 감성이 묻어나는 글귀들이 더욱 그 여정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