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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의 월든 - 부족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태도에 대하여
박혜윤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9월
평점 :
#도시인의월든 #박혜윤 #숲속의자본주의자
서울대 졸업, 동아일보 기자, 미국 유학파, 교육심리학 박사. 처음 박혜윤의 이력을 읽었을 때는 너무나 화려한 수식어에 거부감이 들었고, 그다음에는 그 모든 이력을 내려놓고 정기적인 임금노동에 종사하지 않고 백수에 가까운 삶을 살아간다는 사실에 또 거부감이 들었다.
'가진 자의 여유네.'
하지만 <숲속의 자본주의자>를 읽고 저자의 삶의 방식에 매료되고 말았다. 그 이후의 삶의 계속 궁금했다. 저자는 <월든>을 매우 자주 인용한다.
책에서 하도 반복적으로 언급이 되다 보니 도대체 무슨 책이기에 이토록 많이 언급되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박혜윤의 두 번째 책 <도시인의 월든>에서는 아예 책 제목에 월든이 언급된다. 박혜윤에게 월든은 대체 어떤 의미였을까 생각해 보며 책을 읽는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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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도 목표도 좋지만, 가끔 그 존재는 믿음이 되어 실험을 방해한다.
p77
내가 계획한 꿈과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어쩌지?
이러한 생각이 한 발짝 내딛는데 큰 장애물이 된다. 꿈과 목표가 믿음이 되어 새로운 삶에 대한 실험을 방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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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엄마와의 사이가 좋지 않다.
🔖엄마에게서 벗어나겠다는 목표로 사는 한 방식만 다를 뿐 나는 엄마에게 매이는 것이지 자유로워진 것이 아니었다.
P101
엄마를 회사로 바꿔서 생각해 봤다. 회사에서 벗어나겠다는 목표로 사는 한 방식만 다를 뿐 나는 회사에 매이는 것이지 자유로워진 것이 아니었다.
회사에서 벗어나는 것만을 목표로 삼는다면 회사로부터 결코 자유로워질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회사에 나를 더 옭아맬 뿐 벗어나게 만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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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너의 성적이나 합격 불합격 같은 외부적인 조건에 따라 변하는 무엇이 아니라, 그냥 너 자체가 궁금한 사람이 되고 싶어. 네가 무엇을 이룬다 해도 그건 네 존재 자체로 엄마가 기쁜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거야."
P123
항상 조건부 사랑을 받는 느낌이었다. 공부를 잘해야만, 돈을 많이 벌어야만, 뛰어나야만 버림받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았다.
나는 점차 지쳐갔다. 너무 지쳐서 내려놓고 싶은데, 그러면 뒤처지고, 결국은 버려질까 두려웠다. 하지만 나는 노력하지 않는 삶은 어떤 것인지 몰랐기 때문에 계속 달렸고, 결국은 넘어지고 말았다. 넘어지고 나서야 노력하지 않은 삶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노력하지 않아도 사랑받고 싶다. 내가 나로서 인정받고 싶다. 너도 나도 다 같이 사랑이라고 느끼는, 그런 사랑을 하면 안 될까? 나는 그런 사랑이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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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무엇을 하든, 설령 직업을 찾을 수 없다 해도,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시간이었다고 해도 내가 찾아낸 나만의 성장, 나만의 기쁨은 영원히 내 것으로 남을 것이다.
P165
블로그는 나만의 성장이었고, 나만의 기쁨이었고, 블로그를 계속하든 계속하지 않든 블로그를 했던 순간들은 영원히 내 것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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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애도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사라진 미래에 대한 슬픔이다.
P166
🔖어른도 죽을 때까지 놀아야 사는 게 재밌어진다.
p177
자주 살고 싶지 않았다.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왜 이토록 삶이 무료할까, 자주 생각했다. 이 구절을 보고 나서야, 내가 삶의 모든 순간을 일로 여겼다는 걸 깨달았다. 놀았더라면, 놀이로 여겼더라면 삶이 좀더 덜 무료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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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하찮게 여기면 저절로 그냥 계속할 수 있다. 기다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p191
🔖무언가를 이루고 나면 정말이지 하나도 기쁘지 않아서 놀랐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지만, 그중에는 기뻐하는 것도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런 에너지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던 탓도 있었다.
p202
살면서 수많은 성취를 이루었다. 이루고 나면 엄청나게 기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기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니, 나는 충분히 기뻐할 시간과 에너지가 없었다. 하나를 이루고 나면 그걸 이룬 기쁨을 충분히 누리지도 못한 채 다음 목표를 향해 달려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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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한 불만과 불편함을 벗어나 세밀하게 내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을 알아내는 것은 다른 차원의 우주를 만드는 일이다. 그런 다음에 드디어 회사를 그만둬야 할지 말지를 좀 더 분명하게 알 수 있다.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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