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이야기 - 신들과 전쟁, 기사들의 시대
안인희 지음 / 지식서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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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을 처음 맞이했을 때, 결심한 게 있다.

일주일에 한 권 이상 다양한 인문서 읽기.

하지만 작심삼일이라 했던가.

4월이 며칠이나 지났지만, 읽은 도서는 5.

다행인 것은 경제학, 군사학, 식물학, 와인, 커피와 같은 다양한 인문서를 읽은 것에 기특해하고 있었다. ‘한쪽에 편향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 도전한 것이 어딘가?’라며 만족하고 있었지만, 내심 마음 한구석에는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친 기분이었다.

바로 역사.

인문학에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학문이 역사지만, 중요한 만큼 도서를 선정하는 것에 애를 먹고 있었다.

요즘처럼 유튜브에서 유명 역사학자들이 세계사의 전반적인 상황을 듣기만 하면 되는 판국에 굳이 어려운 세계사를 책으로 읽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마찬가지다.

물론 책을 읽음으로써 얻게 되는 인식과 사고의 확장이나 나만이 얻게 되는 교훈, 그리고 사고의 확장으로 인한 어휘력 상승과 몰입의 증가라는 장점이 있지만.......

그것도 술술 읽히는 책이거나 관심있는 분야라야 말이지.

방대하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시간의 흐름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 역사라면 한숨이 나오거나 진입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흥미 위주의 재밌는 역사서를 선택하자니 시간의 스킵이나 왜곡의 함정을 벗어날 수 없고, 학자들이 권하는 유명한 서적들은 이론으로 빽빽하거나, 중요한 시점을 중심으로 소설처럼 구성한 책들이 대부분이라 난감해하고 있을 시점에.......

내 눈에 띄었던 한 권.

중세 이야기.

과거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 이야기나 십자군 이야기를 즐겨 읽었던 세대라면 익숙할 수밖에 없는 제목이다.

책을 몇 페이지 살펴본 결과,

이거라면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몇 가지 이유를 살펴보자면 다음에 있다.

 

첫 번째 장점은 범위의 한정에 있다.

20대에 역사에 관심을 가지기에는 우리나라만의 주입식 교육으로 인해 한계가 있다. 주입식 교육의 폐해로 졸업한 뒤에 책, 특히 역사서라면 학을 뗄 수밖에 없는 것이 대한민국 시민들의 현실이다.

하지만 사회에 때가 묻게 되고, 외로움과 책임감이 자신을 짓누르고 뭔가 세상의 지혜와 위로가 필요한 30, 40대가 된 후에야 역사를 다루는 유튜브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실제로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한 국방TV의 토크멘터리 전쟁사나 현재 방형하고 있는 뉴스멘터리 전쟁과 사람의 시청자 대부분이 30대 이상으로 알려져있다.

그중에서 가장 조회수가 높은 영상들을 살펴보면 알렉산더가 등장하는 고대 시대거나 십자군이 등장하는 중세 시대, 그리고 아시아사람들이 좋아하는 삼국지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그런 것을 살펴보면 중세 시대로 한정 지은 이 책의 저자와 출판사는 아주 영리하다고 볼 수 있다.

판타지적인 고대의 신화와 제국의 흥망성쇠, 그리고 찬란한 인본주의적인 문화가 꽃피우기 시작한 르네상스를 다룬다는 것은 역사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치기가 힘들 것이다.

특히 29챕터 [14세기 대재앙, 패스트가 퍼진다.]에서는 코로나로 힘든 현 상황이 오버랩 되면서 더욱 집중하게 된 계기인 것 같다.

 

두 번째 장점은 적절한 시각적 효과다.

당시의 상황을 유추할 수 있는 적절한 유명 명화들과 지도들이 컬러판으로 더해져 쉽게 이해하고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당시에 왜 이런 미술이 유행했는지 어렴풋이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특히 이 시대의 미술들이 미술계에서 국보급으로 취급받는 명화들이 대부분인 만큼 다음 미술에 관한 인문서를 읽을 동기를 일으키게 한다는 것은 부수적인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세 번째 장점은 매우 간결하다.

현 대한민국 문화의 시류는 스피드다.

절대 길면 안 되고, 지하철에서 하나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간결함이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유튜브는 20분을 넘지 않아야 하고, 모바일로 보는 소설들의 문장은 단문이어야만 한다.

이 책 또한 그러하다.

390페이지에 달하지만, 챕터 또한 36개나 있다.

한 주제에 대해 습득하는 시간이 길지 않고, 내가 필요한 주제에 관해서는 20분 안에 습득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현대인에게 적합한 포맷이라 할 수 있다.

 

네 번째 장점은 사건 위주로 풀어간다.

 

시간의 흐름대로 읽는 것만큼 지루한 것은 없다.

마치 의무적으로 외워야 할 것처럼 보이고, 재미없는 이 부분을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책은 사건과 역사적인 배경 위주로 되어 있어 간결하면서도 흥미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또한 문학 역사, 철학과 예술이 태동되는 중세시대 답게 적절한 미술과 예술 철학등을 적절히 섞음으로 인해 입체적으로 시대를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질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바쁜 현대인에게 권한다.

만약 전문적으로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이나, 깊은 지식을 파고자하는 사람들에게는 부족할 수 있으나, 폭넓은 역사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필수적으로 권할 수 있는 도서다.

 

현대인은 바쁘다.

경제적인 불황을 버티기 위해 삶에 치중하다가 자신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대다수의 삶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독서보다는 단방향의 흥미 위주의, 그렇지만 사고력이 배제된 모바일 영상을 통해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일쑤다.

하지만 자신을 찾고,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면서도 몰입과 사고력 확장을 원하는 사람에게 독서와 사색은 필수다.

앞으로 많은 도서들이 나오겠지만, 시간을 오래 들이지 않고 출퇴근 시간에 읽을 수 있는 이런 인문서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그래서 이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고, 멋있는 기성세대가 많아졌으면 하는 것이 작은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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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 사람의 뇌가 반응하는 12가지 스토리 법칙
리사 크론 지음, 문지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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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의 시대가 사라지고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소설이라는 장르는 다른 미디어로 뺐기고 있다. 점점 책은 팔리지 않는다는 소리가 들리고 종이의 시대는 지났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포맷만 달라졌을 뿐, 아직까지 소설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오히려 전보다 훨씬 많은 양들이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또한 소설 작가들은 e-book, 유료연재라는 형식으로 끊임없이 작품을 양산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작품들이 홍수처럼 쏟아짐에도 불구하고, 왜 대중들은 소설로(일부 드라마 소재가 된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 관심을 두지 않을까?

작가가 뭔가 대중들의 요구를 놓치는 부분은 있지 않을까?

아니면 내 글이 전반적으로 시대에 뒤떨어지는 걸까?

 

결론은 간단하다.

바로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소설들은 비닐도 뜯기지 않은 채, 중고서적에 진열되어 독자들이 골라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수많은 작품들이 등장하고, 상식을 파괴하는 소재가 등장하는 모바일 세상에서 왜이렇게 많은 책들이 독자의 선택을 받지 못할까?

시장이 어려워서일까?

아니다.

독자들이 소설을 어렵게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밀리언셀러들은 꾸준히 나오고 있고, 인터넷 연재를 통해 억대를 버는 작가들도 많다. 전에는 상상도 못한 방법과 부수들이 팔리고 있는 것이다.

그럼 작가들은 어떻게 써야 베스트셀러를 쓸 수 있을까?

 

바로 그 해답을 보여주는 책이 이 책이 아닐까 싶다.

여태껏 베스트셀러 작가가 쓴 유명한 작법서들이 존재해왔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필자도 작가들이라면 한 번씩 읽어봤을 법한 딘 쿤츠의 베스트셀러 쓰는 법(절판)’시나리오 워크북과 같은 책 말이다.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라는 책의 저자는 베테랑 편집자로서 작가의 시선이 아닌 편집자의 시선으로 쓴 책이다.

작법이 어떻고’, ‘화려한 문장이 어떻고라는 주제가 아니라 재미있게 쓰는 법에 관해서 집중적으로 기술되어 있다.

즉 쉽게 말해 고전주의처럼 격식을 갖추고 명작을 쓰기 위한 책이 아니라, 독자들이 열광하는 베스트셀러를 쓰기 위해 갖추어야 할 작가의 자세에 대해 쓰여진 책이다.

 

‘1.독자를 사로잡는 법부터 시작해 독자들이 좋아하는 구성을 짜는 법까지......

얼핏보면 작가지망생을 위한 작법서처럼 보이지만, 슬럼프나 벽에 가로막힌 작가들도 한 번쯤은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자세하게 구성되어 있다.

 

대중소설을 쓰는 작가라면 누구나 베스트셀러를 꿈꾼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은 그 꿈을 이루지 못한다.

그 이유는 광고나 출판사 탓이 아닌 재미있게 쓰는 법에 대한 핵심에 근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독자가 만족하는 재밌는 책이 아닌 작가 자신이 만족하는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결론은 하나다.

재미있는 책은 반드시 팔리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독자를 사로잡는 테크닉들이 자세하면서도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그도 그럴것이 이 책의 저자가 작가나 교수가 아닌 베테랑 편집자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오랜 편집자 생활을 통해 편집자가 작가와 작가지망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보석같은 노하우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또한 이 책은 연구가들을 위한 지루한 이론서가 아니다. 실제 집필에 필요한 도구들이 담긴 선물상자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작가를 꿈꾸며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목적지까지 가는 빠른 지름길을 알게 될 것이다.

 

실제 이 책을 본 필자는 작품에 대해 큰 시야를 얻을 수 있었으며 다시한번 깊은 생각을 한 계기가 되었다.

독자라면 지루할 수 있지만 작가라면 매료되고 말 것이며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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