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로맨스 카테고리로 출판되어 있지요. 개인적으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소설이 대부분 로맨스로 출판되어서 그 로맨스라는 카테고리가 작품의 내용과 평가를 좀 제한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안타깝게도 이 작품이 바로 거기 속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 작품은 로맨스가 아니라 칙릿 카테고리에 넣어야 맞다고 생각합니다. 브리짓 존스의 다이어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같은 소설의 한국적 변형이라고 봐요. 분량 자체는 단편입니다만 짧은 분량에서 2010년대 후반을 살아가는 이십대 여성의 연애와 결혼이야기가 생각보다 잘 들어가 있습니다. 대화와 에피소드로 충분히 표현되지요. 단지 로맨스로 보기에는 남자주인공과의 연애이야기보다는 인영의 이야기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소설은 친구의 결혼식에서 첫눈에 반한 남자주인공에게 솔직하게 대시하고 거침없이 연애를 시작하는 부분과 연애 2년 후 결혼과 관련하여 심경의 변화를 겪는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초반 풋풋한 연애의 시작은 다음의 문장으로 2부로 넘어갑니다. "2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가 버리면 설레던 관계도, 두근거리는 사랑도 지루한 일상이 되어 버린다." 사실 이 소설에서 여주 인영이 결혼을 꺼리게 된 이유는 잘 나와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진헌의 청혼에 고민을 거듭한 후 청혼을 받아들이죠. 굉장히 현실적이라 느꼈습니다. 사실 이유가 뭐가 있겠어요. 낯설어서일 수도 있고, 큰 변화가 싫을 수도 있으며 사회적으로 결혼이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지요. 이렇게 명확한 이유가 없던 꺼려짐이 청혼과 청혼 수락후에 명확한 이유를 가진 문제가 발생하자 다시금 되돌아오는 것 역시 아주 현실적입니다. 남자주인공 진헌은 충분히 멋진 사람입니다. 처음에 봤을때부터 매력있었어요. 여자주인공이 처음부터 술먹고 반했다며 들이대는데 그도 자연스럽게 받아주는 것도 멋졌고, 2년이 지나 결혼을 하자고 말하는 것도 무조건 그녀의 편이 되어주겠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결혼을 꺼리는 그녀를 잘 받아준 것도요. 단지 시어머니가 딸려 있지요. 재미있는 점입니다. 외국의 칙릿은 일이나 여자주인공의 가족 등 그녀 자체의 문제가 결혼을 생각하는데 주로 방해물이 되는데 이게 한국으로 넘어오니 시어머니가 결혼의 가장 큰 장애물이 되네요. 결혼을 약속하고 각자의 부모님을 뵈러 가기로 한 후에 그녀는 시어머니에게 전화를 한통 받게 됩니다. 여기서 인영이 시어머니 될 사람에게 말을 좀 덜 조심하는 게 아닌가 싶을 수 있는데 처음부터 인영은 그렇게 조심성 있는 타입의 인물로 설정되지는 않았죠. 이후 강강약약으로 작가는 그녀의 부모님 입을 통해 그녀의 캐릭터를 다시 설명합니다. 이런 캐릭터 제시방식은 괜찮았어요. 진헌의 어머니는 정말 어른스럽지 못한 사람입니다. 인영의 부모님과 너무 대조적이더라고요. 아마 그래서 인영은 더더욱 시어머니될 사람에 대한 실망을 했을 것 같아요. 이런 사람과 평생을 지내야한다니 그렇게요. 그로 인한 헤어짐으로 둘은 힘든 시간을 보내지만 결국 사랑이 그들을 다시 만나게 합니다. 그리고 현명한 두 사람의 부모님 (나머지 세분)도 거기에 일조하지요. 중간에 인영의 아버지가 결혼을 두 가문의 만남이라고 인영에게 말해주는데 이 과정을 보면 이 말이 참 와닿았습니다. 두 사람이 결혼하게 되는 마지막 부분이 좋았습니다. 음 그래 사랑, 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울고불고 역경이 있고 그런 이야기들도 무척 좋아하지만 이렇게 가벼운 터치로 그려진 보통 연인의 이야기도 좋네요. 그들의 결혼생활이 평탄하길 바랍니다. 잘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