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첫사랑 마리아쥬 : 잊지 못한 마음과 약속의 기사
세리나 리세 지음 / 코르셋노블 / 2017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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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p인 다른 작품을 볼까하다가 왠지 이번에는 순정남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택한 세리나 리세님의 첫사랑 마리아쥬입니다. 타 서점등에서 검색해본 결과 해당 작가님 작품들의 평가가 대부분 좋길래 또한 안심했고, 결과적으로 말하면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순정남, 첫사랑, 집착, 배덕, 씬 모두가 상당히 충실한 작품이었습니다. 영지를 위해 결혼하기로 하고 웨딩드레스를 막 입으려던 여자주인공 에밀리엔이 첫사랑인 남자주인공 루시판과 재회하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사실 재회해서 보자마자 다짜고짜 키스에 씬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일반적인 로맨스소설에서보자면 비판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TL이라는 장르에서 이 정도의 모럴리스는 상당히 전형적인 전개인지라 장르를 감안하고 보면 그렇게 거슬리지는 않는 첫시작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부분에 불호가 강하신 분들은 안 보시는 게 좋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이런 부분을 넘기고 보시면 달달하고 잘 짜여진 스토리가 나오기 때문에 그런 이유로 안 보시는 건 조금 아깝습니다. 


다짜고짜 이어진 씬 이후 그녀와의 결혼식에 같이 가기로 되어있던 약혼자의 앞에서 루시판은 그녀가 이미 자신의 신부가 되었음을 선언하고 결국 결혼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그래서 두 사람의 관계가 좀 강압적이려나 생각했는데 생각과는 달리 그 이후로 루시판은 에밀리엔과의 첫경험이 강압이었음을 인정하고 그녀가 스스로 다가오기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주위사람들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어주고 에밀리엔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그것이 민폐일지라도) 결국은 하도록 해주는 면모를 보입니다. 처음에 에밀리엔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빠르게 말을 달려 영지로 찾아오고 바로 당일인 결혼식을 막아야해서 그런 일이 벌어진거였지 사실은 아주 포용력있고 달달한 남자였어요. 


두 사람의 첫 만남 이야기와 출생의 비밀과 영지에 대한 이야기가 잘 어우러져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나의 소설에서 여러개의 이야기를 읽는 느낌을 받았어요.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가녀리지만 강인한 아가씨인 에밀리엔의 특징이 잘표현되어 있고, 그녀에게 구함받고 그녀를 돌보는 루시판의 다정함과 능력의 출중함이 잘 그려집니다. 두 사람이 왜 서로의 첫사랑인지도 잘 알겠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밀리엔이 루시판의 성공을 위해 다신 오지 말라며 매정하게 보낸 이유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런 마지막 만남이 결국엔 재회의 에피소드로 이어지는 구성으로 이어지니 잘 짜인 구도라고 할 수 있겠죠. 


이후 이어지는 루시판의 비밀이나 에밀리엔의 가문의 비밀들이 엮이고 사건을 해결하며 두 사람의 애정은 점차 견고해집니다. 루시판의 친아버지나 그외 동료 기사들의 등장도 인상적이었어요. 그렇게 길지 않은 작품에 너무 많은 이야기와 인물이 등장하면 작품이 산만해지고 인물들이 충분히 잘 그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인물들과 이야기가 풍부함에도 깔끔한 전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내용이 조금 더 길다면 루시판이 수도에서 에밀리엔의 옆으로 돌아오기 위해 고생한 일 (죽어라 일하고 돈모으고 승진하고)과 에밀리엔의 결혼이야기를 듣고 난 후의 반응 (국왕에게 영주자리를 얻고, 국왕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말한마리 타고 초고속 귀향)이 들어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단권이라는 게 아쉬운 소설이었습니다. 작가님의 역량으로는 조금 더 길게 쓰셔도 잘 쓸 것 같은데 장르의 전형적 분량이 정해져 있어서 안타까웠어요. 


티엘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일러스트도 괜찮은 편입니다. 톤의 사용이나 그림체의 매끄러움이 마음에 들었어요. 컬러도 잘 쓰시는 편이네요. 씬도 잘 표현되어 있고요. 단점이 있다면 여자주인공이 좀 어리게 그려져 있다는 점입니다. 어린 여주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부분에서는 1점을 까고 싶네요. 


전체적으로 달달한 이야기 진행이고 씬도 매우 만족스러워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이 작품의 일본내 출판사가 바닐라문고던데 이 브랜드의 전형적인 코드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더라고요. 쏘냐문고쪽이 배덕감과 모럴리스쪽을 중점으로 한다면 이쪽은 달달한 사랑이야기. 그야말로 바닐라향이 나는 듯한 이야기들을 주로 출판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키워드와 스토리라인이에요. 좋은 키워드와 스토리 전개를 갖추고 있어 읽어본 티엘 중에서는 상당히 잘 쓰여진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쪽 출판사와 작가에게 신뢰를 갖고 작품을 선택하게 될 것 같습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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