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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나, 달콤한 내 인생 - 투명한 햇살, 올리브나무, 키안티 와인 반 병, 파스타...
필 도란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며칠 전 볼 일이 있어 시내로 나가는 지하철 안에서
누군가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최고로 재밌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마침 서점 근처를 지나는 김에 한 권 사들고 집에 들어왔다.
푸하하... 25년간 할리우드에서 이름을 날린 방송작가라는 저자의 이력이 거짓말은 아닌 듯
(이 사람이 바로 내가 청소년기에 그토록 열렬 사모하던 <케빈은 열두 살>의 작가란다),
지은이는 초장부터 현대 사회에서 대안 인생, 웰빙 인생의 귀감으로 인정받고 있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를 비난하기 시작하더니,
사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황당하고 엉뚱하면서도 폭소를 자아내는 이야기로 내 정신을 쏙 빼놓았다.
그리고 경쟁 사회에서 도태된 중년이 털어놓는 애환과 저자 부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는
마치 강약을 조절하듯이 웃음 중간중간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다.
또 이름도 외기 어려운, 그렇지만 책을 읽는 내게도 입 안 가득 전해지는
그 향긋하고 달콤한 갖가지 음식들과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선 듯 사방에서 풍겨 오는 산지오베제 향이 가득한 토스카나의 풍경들은 또 어떤가.
수다쟁이 필 도란이 풀어놓는 이 유쾌한 이야기들은
다람쥐 챗바퀴 돌리는 듯 우울한 생활을 하고 있는 내게 당장 여행 가방을 꾸리고 싶게끔 한다.
아... 이렇게 달콤 상큼 발랄할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인생을 재구성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