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309동1201호(김민섭)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지방시를 알게된 것은 HUR라는 누군가가 페이스북에 올리는 그림을 보게 되면서 부터다.

HUR라는 사람은 한장의 초상화를 친구를 위해 그렸다고 했다.


책으로 만들어진 얼굴을 한 어딘가 일그러지고 애처로워 보이는 사람의 형상을 자신의 친구의 모습이라 했다. 누군가를 위해 선물하는 그림에 왜 이리도 우울함이 베여 있어야 했을까 싶어 링크된 사이트에 들어가 HUR의 친구 309동 1201호의 글을 읽게 됐다. 

대학교 시간강사인 지은이는 생계 유지를 위해 맥도날드에서 근무한다고 했다.
두 직장 중 그를 나라의 법망에서 온전한 근로자로 대하여 주는 것은 맥도날드인 현실.
열정과 꿈을 포로로 비정상적이고 근로자를 착취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대학이라는 조직.
꿈을 위해 그 아픔과 고통을 꿋꿋이 견뎌간다는 지은이.

한 시강강사의 꿈이 시대적 배경과 뒤범벅이 된 필연적 난장. 

불편하다. 몹시 불편하다.

치밀어 오르는 짜증스러움은 그의 글을 반쯤 읽다 말게 하였다.

시간이 지나 그의 글이 출판된다는 것을 또다시 우연히 접했다. 

모든 글이 시대와 누군가의 인생를 머금고 있듯 지방시에는 20~30대의 청년들의 시간이 스펀지 마냥 축축히 스며 있었다. 거기엔 마치 대학교 시절의 내 어린 기억의 부분도 삐죽히 기어들어가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미처 다 보지 않은 대학이란 지옥의 뒷편을 그가 알려 준다고 할 밖에.

슬픈 이야기를 차분히, 눈물을 삼켜가며 말하는 친구를 만나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러다 가끔 견디다 못한 눈물이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서로의 눈에서 도르르 흘러나오는. 별 도움은 안돼지만 카페에서 먹먹히 이야기를 듣고 있는 심정. 
요즘 이렇게 지내고 있다고. 그저 그렇게 살고 있다고. 

삶의 애환은 비단 대학 뿐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든 생이 있는 한 어떠한 형태로든 그것은 존재한다.

하지만 현대의 한국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것들을 조직의 유지, 관습, 사회 구조란 이름으로 개인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형태를 체계적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두가지인 양.
꿈을 위해 행복을 담보로 내놓거나, 반대로 행복을 위해 꿈을 버려야 하는 것.

지은이는 이 글을 쓴 것이 자신의 삶의 기록이라 했다. 이는 다소 애매모호 하고 또다른 씁씁함을 안겨다 주기도 한다. 스스로 명백한 문제 제기에 대한 해답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더 뾰족한 송곳이었기를 바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배트맨 슈퍼맨 아이언맨을 보고 싶은 아이의 마음. 다시 생각하면 그 또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진짜 모습이다.


어떻게 나아가고 어떻게 살아갈지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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