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학자의 현대 한국 답사기 2 - 버려진 것과 잊혀져 가는 것에 대한 기억록 문헌학자의 현대 한국 답사기 2
김시덕 지음 / 북트리거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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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김시덕 박사님이 전국 도시 곳곳을 다니며 직접 두발로 뛰고 걸으며 촬영하고 기록한 답사 이야기책입니다. 이번 "문헌학자의 현대 한국 답사기 1,2"는 일곱 번째 도시 답사 책으로, 이 책을 단독으로 읽어도 되지만 앞서 나왔던 여섯 권의 전작을 순서대로 읽은 후에 읽으면 책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해요.

저는 이번에 "문헌학자의 현대 한국 답사기 2"(버려진 것과 잊혀져 가는 것에 대한 기억록) 책을 읽어봤어요.

책을 읽으며 한국의 근대화 과정 속에서 버려진 것과 잊혀져 가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있었어요. 
사실 답사 책이라고 해서 그 지역의 정보를 얻을 수 있겠네 하며 가볍게 읽었는데 마음이 많이 무거워졌고,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일부는 읽으며 너무 마음이 아파지기도 했고,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유튜브로 관련 뉴스와 영상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책을 쓴 박사님의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어요.

1부와 2부로 이루어진 이 책에서 기억에 많이 남는 부분은 피란민 들의 이야기 피란민 수용소 답사 이야기, 원풍모방 노조, 아파트, 서울 서초구 방배동 구역, 부산 문현동 벽화 마을, 그리고 민주공화국의 피해자 한센인, 미군 위안부 기지촌 답사 이야기가 많이 기억에 남았어요. 특히 한센인
,미군 위안부 답사 부분은 읽고 나서도 계속 떠올랐고, 정말 읽으면서 너무너무 마음이 무겁고 아팠습니다.

현대 한국을 보며 '아파트의 도시', '아파트 단지 공화국'이라는 말을 하는데 시대에 흐름에 맞춰 건물들도 현대식으로 바꾸고 도시 발전을 위한 목적은 좋지만 무분별한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인해 그 속에서 빈번히 싸움이 발생하고 피해자가 속출하는 문제는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로 인해 인명피해로 이어져 뉴스로 접했던 사건 사고도 많고 이슈화되지 않은 일도 분명히 엄청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안에서 결국 피해 보는 건 선량한 시민들,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이라는 건 변함이 없고요. 평생 살아온 보금자리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 그리고 보상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막무가내로 진행되는 재개발, 재건축 과정을 보면 정말 한숨밖에 안 나옵니다. 

부산 남구 문현동 벽화마을 답사를 보니 또 한숨이 나와요.

공공 기관에서 벽화 사업을 추진하고, 예술가들이 벽화에 그림을 그리고, 여유 있는 사람들이 마을을 찾아와 레트로 감성을 충전해도 결국은 철거의 대상일 뿐....
벽화사업이 실패하니 철거.
이 과정에서 피해 보는 건 또 앞에서와 마찬가지입니다. 그곳을 지키고 살아온 마을 사람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습니다.
재건축, 재개발은 필요하지만 토지주나 건물주가 아닌, 세입자들의 재정착을 도우고 세입자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에 너무 동의하는 바입니다.

한센인의 눈으로 바라본 지난 100년.
한센인의 탄압은 정말 마음이 너무 아파서 보기 힘들 정도였어요. 인간이 누려야 하는 기본 인권마저 빼앗겨버린 이분들은 도대체 어떠한 삶을 살아오신 것일까... 상상조차 하기 힘드네요. 같은 한국인들에게조차 외면당한 이분들은 왜 이렇게 살아야 했는지 마음이 너무 아파집니다. 한국 사람들이 외면해버린 한국인 한센인들을 외국인 선교사들이 도왔다는 데에는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것 같습니다.

한센인이라는 이유로 그 일가족들까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는 게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파집니다. 지금은 치료도 가능하고 완치된 분들도 있지만 그분들은 여전히 세상 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분들은 여전히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며 자신이 한센인이라는 데에 자책을 합니다. 너무 마음이 미어집니다.

글에는 기재를 하지 않겠지만 책을 읽다 보니 정말 황당한 사실까지 있더군요.
한국 시민사회가 가해자가 되어버린 한센인 답사 부분은 그냥 지나치면 절대 안 될 부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군 위안부 기지촌 답사 부분을 보면서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국가와 사회로부터 이용만 당하고 버림받아 지금도 기지촌 쪽방에 머물고 있으며, 재개발 움직임이 활발해지기 시작하면서 쫓겨날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힘없고 돈 없는 여성들을 이용하고 글로도 쓰기 힘든 짓을 일삼는 것을 알면서도 눈 감았습니다. 정말 화가 납니다.
이제 할머니가 된 이분들의 여생은 마음 편히 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잔혹함은 반성하지 않고 남 탓만 하는 한국 시민"의 어두운 모습. 이 글에서 반박할 여지가 없다는 게 부끄럽고 창피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쇼셜미디어나 뉴스 댓글 창을 보면 시민들의 수준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입니다.
이제는 시민의식 수준도 높아져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저자인 김시덕 박사님은 현대 한국을 "아파트 단지 건설과 신도시 개발을 통해 확장하고 성장하는 나라"라고 표현합니다. 그러나 아파트 단지 건설과 신도시 개발이 현대 한국 시민 대다수의 관심사인 데 비해 이 과정을 문서로 기록하고 그 문서와 도장, 기념물 등의 비문자 자료를 보존하려는 의지는 상대적으로 빈약하다고 합니다. 조선 시대에는 기록을 생산하고 전하는 노력이라도 했으나 식민지 시기를 지나 해방과 함께 그 전통이 거의 끊겼다고 보입니다. 이제는 기록을 남기는 것에 대해 적대적이기까지 하다고 합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문서나 마을 관련 문서 등 파기를 하지 않고 잘 보존해야 하고 개개인도 기록을 하는 노력을 해보면 어떨까 싶어집니다.

책을 통해 우리 민족이 남긴 문화, 생활 
곳곳에 있는 여러 흔적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와 컬처 블룸 카페를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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