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조건 - 제니퍼소프트, SAS,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리더들
박상욱 외 지음, SBS 스페셜 제작팀 엮음 / 북하우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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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조건
SBS스페셜 리더의 조건 제작팀 / 북하우스 / 253

 


1년쯤 전이던가 KBS스페셜에서 나온 <행복의 리더십>이라는 책이 있었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나를 행복하게 할 리더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나온, 특집방송에 소개된 전세계의 존경받는 리더들에 대한 책이었다. 주체는 다르지만 포맷은 비슷하다. 방송을 위해 기획되고 취재한 내용을 방송을 통해 먼저 소개하고 좋은 반응이 나오자 책으로 펴낸 것이다. 


그런데 KBS팀과 마찬가지로 리더를 다뤘다는 것은 여전히 혹은 아직도 우리 사회가 리더를 갈망하고 있다는 뜻이다. 어떤 리더를?  마음으로 승복하는 리더를 기다리는 것이다.
지난번 <행복의 리더십>은  존경받는 리더의 조건으로 소통,공감,정의,책임,혁신,미션을 제시했다. 이번 <리더의 조건>에서는 어떤 리더를 찾아냈는가. 키워드는 바로 신뢰다.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고, 경험했으며, 현실적으로 리더 노릇을 한다.  초등학교 반장선거를 어찌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릴적에 반장부반장 한번 안해봤을 지라도 자라고 사회를 거치며 남을 이끄는 자리에 선다. 군대에 가면 싫어도 자연스레 고참이 되고, 장교부사관이 아니라도 분대장이나 내무반장을 하게된다.
조직에 들어가면 역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기 아래로 후배가 들어오고 회사 고참이 되면서 직책을 갖기도 한다. 가정을 이루면 가장이 되고 아이가 생기면 부모가 된다.  회사를 차리면 사장이 된다. 누구나 리더가 되고 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개인에게 가장 중요한 리더의 직책은 부모인데 이 리더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나 역시 줄반장부터 시작해서 각종 단체나 조직의 리더역할을 맡아왔고 자영업을 하면서는 저절로 사장이라는 리더자리에 올랐다. 종업원이 한명이라도 아니 없어도 리더가 된다.  책을 읽으면서 그간 내 리더십은 어땠을까 곰곰 생각해보았다.


<행복의 리더십>을 읽으면서는 나와 닮은 지도자가 한명있었다.  리더십이라는 분야에 약간 관심있어 전부터 자료를 모으기도 했는데 우리나라의 리더십은 하나로 귀일한다. ‘나를 따르라!’ 군대리더십이다.

강한 카리스마가 기본이어야 하고 냉정할땐 냉정하게 때론 읍참마속을 하고 때론 무조건 앞만보고 돌진해야 한다. 이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거의 유일한 리더십이다. 또 뭐가 있을까.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이는 리더십이 아니라 보스십 같다.


이런 영어단어는 없지만 우리나라 실정에서 리더십 보다는 보스십이 훨씬 더 사람들 마음에 각인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군대의 장군이나 폭력조직의 두목에게서 풍기는 강제력이다. 이게 우리나라 재벌 회장님이나 사장님들 머리를 지배하고 있는 생각이다. 보스가 필요한 조직은 있다. 당연하다. 그러나 리더가 곧 보스가 되는 것은 아니다.  리더는 앞에서 이끄는 사람이지 뒤에서 가라고 명령하는 사람이 아니다.  아마도 동반자나 부하들, 조직구성원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보스인지 리더인지가 구별되는데 이걸 개인의 능력이라 본다면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가 아니라면 리더십이 없는 셈이다.  이 계통에선 서번트리더라는 말은 존재할 수 없다.

 

<리더의 조건>에는 이런 부제가 붙어있다. “우리가 당연히 누려야할 권리를 되찾기 위한 첫 질문” 그게 바로 리더의 조건이다. 민주주의 체제는 리더를 선거로 뽑는다.
협조의 의무가 있지 복종의 의무가 있는 건 아니다. 왕정체제가 아니고 개인도 신민이 아니기 때문이다.
리더가 마음에 안들면 바꾸면 된다.  이런 간단한 민주주의 원칙과 절차를 모르고 있어서 오랜기간동안 독재자의 횡포에 시달리며 살아왔다.  이걸 깨닫는데도 상당한 시간과 힘든 과정이 뒤따랐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리더의 조건은 너무나 간단하고 명쾌하다.
직원을 신뢰하는 리더, 구성원을 행복하게 만드는 리더, 국민과 소통하는 리더, 특권을 버리는 리더, 약속을 지키는 리더. 이런 리더가 진정한 리더라는 것이다. 


이건 뭐 너무 당연하고 쉬운 것 아닌가. 알면서도 못하니까 이런 리더들이 존경받는 것이다. 
미국 SAS의 짐 굿나잇회장은 철저하게 직원을 믿고 그들을 행복하게 해줘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믿는다. 그래서 어찌보면 다소 과한 직원 복지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그 결과 SAS는 수년간 연속으로 포춘 선정 미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단순하게 물질적으로 잘 해주는게 아니라 회장의 철학이 ‘고객보다 직원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장사하는 입장에서 그러기 정말 쉽지않다.

 

그런 회사가 우리나라에도 있다. 제니퍼소프트는 요즘 젊은이들의 입사희망 수위를 다툰다고 한다. 이 회사는 사내에 수영장도 있는데 마음 내키면 근무하다가도 혼자 가서 수영할수 있고 그 시간도 업무시간으로 간주한다고 한다. 회의 중 가족에게서 전화가 오면 가족전화가 제 일순위다. 지금 바쁘니까 이따 걸어-이런 말은 금기라 한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출근하기 싫으면 전화해서 오늘은 재택근무하겠다고 하면 끝이다.  근무시간중 사무실에 있는 직원보다 밖에서 수다떠는 직원이 더 많다고 하니 이런 회사가 있는가.  그런데도 매출액 상승률은 가파른 경사로 올라가고 있다.  나를 믿어주고 나를 인정해주는 회사라서 열심히 일한다는게 이 두회사 직원의 공통된 답변이다.


나머지는, 한국과 너무도 다르게 지하철로 출근하는 국회부의장, 재산이 중고차 한 대뿐인 대통령, 매일매밀 주민들 이야기를 듣고있는 시장 등 무엇이 당연한 것인지 헷갈리게 하는 외국 정치인 이야기다. 특권은 없고 봉사만 있는 정치인이다.

이런 당연한 이야기가 참으로 신선하게 들리니 그게 이상한 것 아닌가.


정치인은 시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직업인데 각종 특권에 빠져 스스로 위대하게 여기고 본업은 제쳐놓고 이권에만 열올리는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 있는 것은 아닐테지. 설마...

내가 직원 혹은 우리 구성원들에게 어떤 리더로 각인되었을까. 내가 생각하는 운영방식은 책과 비슷한데가 많은데 과연 제대로 굴러가고 그 전망을 자신있게 밝힐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나도 흔하디 흔한 남들과 같은 종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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